개미들 채권 평가액 45.8조… 1년 반 만에 2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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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증가에도 증권사 투자위험·거래비용 설명 미흡
금감원 ‘민평금리 안내’ 등 채권거래 관련 제도정비 추진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03 14:07:02

▲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채권투자는 랩·신탁 등 간접투자(4조8000억 원)보다는 위탁계좌를 통한 직접투자(45조8000억 원) 위주로 증가했다. 자요=금융감독원 제공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액이 1년 7개월 만에 두 배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45조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자수익 기대 등이 투자 호황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증권사의 채권 영업관행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이를 고려해 금융감독원은 투자 참고지표를 직접 안내하고 투자위험 유의사항을 고지토록 하는 등 영업관행을 개선하는데 팔을 걷어붙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의 채권투자는 랩·신탁 등 간접투자보다는 위탁계좌를 통한 직접투자 위주로 증가했다. 개인이 직접 투자한 채권의 평가잔액은 올 5월 말 기준 45조8000억 원으로 2021년 말(23조6000억 원) 대비 93.6% 늘어났다. 반면 간접 투자한 채권 평가잔액은 같은 기간 3조7000억 원에서 4조8000억 원으로 29.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채권 직접투자는 국내채권 장외거래 비중이 83.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해외채권 장외거래(8.3%)·국내채권 장내거래(8.2%) 등의 순이었다. 투자자 유형으로는 60대 이상 중심(비중 51.5%)으로 팔렸고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77.2%)에서 판매가 이뤄졌다. 또 그간 채권 장외거래는 (AB)STB 거래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최근에는 장외물·국채로 바뀌는 추세다. 장외물·국채 거래 비중은 2021년 말 3.4%·0.6%에서 올 5월 18.1%·22.2%로 증가했다.

금리 급등·변동성 확대·주식시장 약세 등이 겹치면서 채권에 대한 수요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고 채권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했다”며 “주식시장 약세, 부동산 시장 불안 등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의 매력도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투자 호황에도 증권사의 영업관행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사는 개인에게 채권 판매 시 거래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참고지표인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회사가 신용등급에 따라 산정한 금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거래금액에 수수료·비용 등을 집어넣어 투자자가 거래비용을 별도로 확인하기도 곤란하다. 또 중도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지 않고 장기채 가격변동 가능성에 대한 고지도 미흡한 편이다.

이를 고려해 금감원은 채권거래 관련 제도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개인이 채권거래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투자설명서와 증권사의 온라인 플랫폼 등에 채권의 민평금리·가격 및 거래비용 정보를 상세히 제공할 예정이다.

또 장기물 등 듀레이션이 긴 채권일수록 채권가격이 시장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변동한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투자의 손익구조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표·그래프 등 시각화 자료를 제공한다.

아울러 핵심설명서 등을 통해 개인에게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발생 가능성 및 채권의 중도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한다. 증권사가 과거에 채권을 판매했지만 현재 거래가능종목에서 제외된 경우에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또는 투자자 고지 등을 통해 제외 사실 및 사유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투자자 유의사항도 전달했다. 민평금리 등을 참고해 투자할 필요가 있고 장기채 투자 시 채권의 안정성뿐 아니라 금리변동으로 인한 가격변동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매수한 채권의 중도매도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시에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하라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금감원은 “채권 장외거래는 거래방법·손익구조·투자위험이 주식과 상이하므로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채권투자 관련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금리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채권 투자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개인의 채권 투자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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