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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이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첨단 기술 혹은 아이디어 등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말한다. 이 단어는 과거에도 존재해왔지만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인터넷의 도입 시기에 맞춰 생겨나기 시작한 벤처기업들이 ‘닷컴 열풍’ ‘테헤란로의 신화’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두각을 드러낸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90년대 후반 더욱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벤처붐’이라고 불렸던 이 현상은 2000년대까지 이어졌다. 이 때 생겨난 벤처기업들은 IT강국 대한민국의 수식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그 열기가 식을 줄 몰랐던 벤처 열풍도 한 풀 꺾였다. 시장 경쟁력 악화와 국내외 경기 악화와 맞물려 기반이 취약했던 벤처기업들이 문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 비해 그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정보기술의 발달은 이런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이 가운데 살아남은 벤처기업들은 그 존재가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본인만의 입지를 공고히 했고, 업계의 최강자로 올라선 기업도 나왔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들의 매출성장은 유독 두드러졌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벤처기업은 총 454개로 최초 조사한 2005년에 비해 약 6.7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을 살아남은 벤처기업들은 이미 그 경쟁력이 입증된 셈”이라며 “이들 기업의 매출 성장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또 “거품이 빠진 벤처업계가 질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 정보통신, 첨단기기제조 등 이공계열에 치우쳐 업종별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3년 벤처천억기업 조사결과’ 자료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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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정보통신, 첨단기기제조 등이 업종을 영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업종별 쏠림 현상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벤처의 메카로 불려 온 테헤란로 일대 ⓒ스카이데일리
비교적 규모가 큰 벤처기업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업종별 쏠림현상이 심각해 벤처기업 업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수는 전년 대비 9.1%(31개) 증가한 454개로 집계됐다. 이는 처음 조사를 실시한 2005년에 비해 6.7배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영위하는 사업이 정보통신, 첨단기기제조 등 이공계열에 치우쳐 업종별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벤처기업들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계·제조·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49.7%),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등 첨단제조업(33.3%), 소프트웨어·정보통신(6.7%) 등 이공계 관련 직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 자료: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벤처기업의 쏠림현상이 심화되면 상대적으로 인문계 인력의 취업난이 가중될 뿐 아니라 인재의 편중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산업의 고른 발전을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업종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벤처기업의 쏠림현상에 따른 전공별 취업 양극화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이공계 취업률은 인문계열에 비해 최대 23.6%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공계에 속하는 공학계열(67.4%), 자연계열(52.5%), 의약계열(71.1%) 등은 문과계열에 해당하는 인문계열(47.8%), 사회계열(53.7%), 교육계열(47.5%)에 비해 취업률이 높았다. 이 가운데 수도권 대학의 전자·화학·기계공학과를 비롯한 공대 취업률은 지난해 9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 자료: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이런 이유로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이공계 홀대는 옛말이다’는 말이 공공연해 졌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이공계 전과 등 전공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상대적으로 이공계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인문계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비해 그 숫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기술만 있으면 빠른 성장 보장 ‘이공계 업종’ 장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벤처기업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 데는 상대적으로 이공계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성장이 빠르기 때문”이라고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만 있으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는 매력이 이공계 관련 업종의 벤처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자료: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국내 벤처기업들이 창업 후 매출 1000억원 돌파에 걸린 기간은 평균 16.8년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통신기기·방송기기(10.8년), 소프트웨어개발(11.3년),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14.1년), 정보통신·방송서비스(17.0년) 등의 순으로 연매출 1000억원 달성에 적은 시간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음식료·섬유·금속 업종(20.3년) 등은 비교적 오랜 기간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R&D 투자 및 해외시장 개척 등 다양한 혁신 노력을 통해 창업 7년 이내에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기업도 7개에 달했는데, 이들 중 2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공계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다.
▲ 자료: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벤처 확인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천억기업은 56개사로 집계됐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이공계 관련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또 벤처천억기업 중 3년 연속 2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40개사였는데, 이들 기업들 또한 영위업종 대부분이 이공계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조원 매출 달성 기업은 네이버, 넥슨코리아, 모뉴엘, 유라코퍼레이션, 코웨이, 파트론, 팬택, 한국니토옵티칼 등 총 8개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 또한 정수기 및 생활가전 렌탈업을 영위하는 코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보통신·IT 관련 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자료: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스카이데일리
벤처기업협회 정채연구팀 소속 이미순 책임연구원은 “현재 대다수의 벤처기업들이 비교적 성장이 빠르고 견고한 성장 배경을 보유한 이공계 관련 산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벤처기업들의 업종이 다양화 될 필요가 있다”며 “단, 업종이 다양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와 벤처기업에 대한 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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