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고체 ICBM 실험… 미주리 부산 입항·한미 ‘핵전쟁’대응 훈련에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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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 NCG 회의 결과에 “노골적 핵대결” 트집
美선 北 7차 핵실험 대비… 핵탐지 정찰기 추가 배치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8 11:50:47

▲ 1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1발 발사한 데 이어 이날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연합뉴스

북한이 이틀 연속 도발을 감행했다. 17일 심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18일 아침 동해상으로 장거리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것이다. 미국 워싱턴DC에서 15일 열린 한·미 제2차 핵협의그룹(NCG) 회의 및 그 합의 사항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가 18일 오전8시24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음을 알렸다. 7월12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지 5달여 만에 북한이 또다시 ICBM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합참은 “경계 태세를 격상한 가운데 미·일 당국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앞서 북한은 17일 저녁 10시38분경 단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요약됐다. 우선 이날이 김정은의 부친 김정일 사망 12주기였기에 국방력을 과시한 ‘내부 결속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 오전 김정일(1941~2011)의 업적 띄우기에 나섰다. “사탕알 없이는 살아도 총알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철의 의지를 지녔으며 그의 집권기간 핵 보유의 민족사적 대업이 성취됐다”고 한다.

이번 도발의 두 번째 이유는 이날 미국 핵(원자력)추진 미주리함의 부산 입항으로 판단된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이 약 570km 비행 후 동해로 떨어졌다. 평양 순항공항~부산 직선거리가 약550km임을 감안할 때 미주리함을 노린 발사였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한·미 제2차 NCG회의 결과에 대한 트집잡기 내지 허장성세로 보인다. 한·미가 이 자리에서 핵전략 기획·운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2024년 중반까지 완성하기로 합의했다. 가이드라인이란 북핵 억제 및 대응에 관한 총제적 지침이다. △핵 관련 민감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하는 체계 △핵위기시 협의 절차 및 체계 △양국 정상 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가동 등이 포함된다.

게다가 내년도 ‘을지 자유의방패(UFS)’ 등 한·미 연합훈련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상정한 핵작전 시나리오를 넣어 호흡을 맞춘다는 계획까지 더해졌다. ‘유사시 미국이 막아준다’ 수준의 기존 핵우산 개념과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제2차 NCG회의 직후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젠 한·미가 (핵 운용을 위해) 처음부터 같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같이 실행하겠다”는 뜻임을 밝혔다.

탄도미사일 도발 직후 오후11시8분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나온 북한 국방성 대변인 담화 내용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제2차 한·미 NCG 회의 결과와 미 미주리함의 부산 입항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NCG 2차 회의 결과에 대해 “한 해 동안 조선반도 지역 정세를 흔들어 놓던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이 연말을 핵전쟁 시연으로 마감 지으려 한다”며 “유사시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의 부산해군기지 입항을 콕 찍어 지금껏 해온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주리호를 조선반도에 출현시킨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며 “이러한 위태한 상황이 우리 무력으로 하여금 보다 공세적인 대응 방식을 택해야 할 절박성을 더해준다”는 주장이다.

통신은 그러면서 “연말연시를 앞두고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또다시 핵전략 수단들을 들이민 미국의 도발적 행위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무력 사용 기도도 선제적 괴멸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한편 미 공군이 핵탐지정찰기를 추가 실전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7차 핵실험 위험에 대비한 조치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핵도발로 맞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 전략사령부 소재지인 네브래스카주 오펏(Offutt) 공군기지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55비행단 45 정찰비행 대대에 세번째 WC-135R 콘스턴트 피닉스(Constant Phoenix)가 4일 전달됐다고 전했다.

핵탐지전문 특수정찰기인 WC-135R은 동체 옆에 달린 대기표본 수집 장비다. 핵 활동 징후가 있는 지역의 상공에서 공기입자와 가스를 수집·분석한다. 핵실험 및 핵폭발 여부 판단을 위한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WC-135 계열 정찰기는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때부터 핵실험 내지 핵실험 동향이 포착될 때마다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물질을 수집하는 등 활동해왔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가 있을 경우 미 공군이 즉각 WC-135R을 한반도에 투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북한의 반발성 핵도발로 이어질 수 있기에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