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불붙은 단기납 종신보험 주의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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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환급금 전쟁, 환급률만 너무 따지지 말아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23 06:30:40

불과 한 달 전, 가입 후 10년이 되는 시점에 해약환급률이 원금 대비 상당히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에 필자는 상품을 면밀히 살펴보고 가입할 것을 당부하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보험시장에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높은 해약환급률을 앞세워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그러자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종신보험의 해지환급률 때문에 본의 아니게 도덕적인 문제로 고민을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눈에만 보이는 환급률만 보고 고민하는 문제이기에 일단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환급률만 바라보지 말고 상품 구조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먼저 가입 연령에 따른 단기납 종신보험의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보통 5년납 내지는 7년납을 추천하는데 고연령자의 경우 납입기간 설정이 안 되는 단점이 생길 수도 있어 10년납 또는 15년 납입을 고민하는 상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단기 납입) 종신보험의 환급률이 높은 상품의 특징은 납입 기간 이내에 해지할 경우 해약환급금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저해지환급금 상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만약 10년 내지 15년 납입을 설정하면 결국 높은 해약환급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납입 기간과 동일한 10년 또는 15년이 되기에 오히려 리스크가 큰 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사망보험금을 확인해 봐야 한다. 일단 항상 강조하지만 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이며 사망보험금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높은 해약환급금 때문에 목돈을 모으려고 가입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지만, 결국 이 상품은 보장성 상품이다. 그래서 해약환급률이 보험사마다 다르기는 해도 그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실제 큰 차이를 보이려면 가입 후 20~30년 후가 돼야만 하기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망보험금의 증액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꼭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해약환급금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어느 특정 시점부터는 사망보험금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보험회사마다 가입금액에 따른 보험료가 다르고 그에 따른 사망보험금의 증액 정도와 그 시기가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보험시장에선 10년 시점의 해약환급률만 따지면서 단기납 종신보험 가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그 이상의 시간을 두고 보는 것까지 감안해 사망보험금까지 잘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무엇보다 사망보험금이 해지환급금보다 무조건 많아야 하는 종신보험 특성상 중도 인출(상품에 따라 조건 다름) 또는 사망보험금 감액을 통해 가용 자산으로 활용하고 남은 금액은 계약 유지를 하며 해약환급금과 사망보험금을 동시에 증액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 소비자의 입장에선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의 사정에 따라 이는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지만 10년이 지나는 시점이 됐을 때는 행복한 고민이 될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하면 좋을 듯하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보험상품은 모두 좋다. 다만 나에게 맞지 않는 상품이면 오히려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단기납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이 2024년 상반기의 핫 키워드가 될 수 있을지 지난해 11월에 기고한 내용이 있다. 역시나 현재 높은 해약환급률을 앞세워 연금보험까지 더불어 가입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보험상품인 것을 감안한다면 워낙 단기간에 높은 해약환급률이 형성이 되다 보니 연금보험보다는 단기납 종신보험에 눈이 더 쏠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일어난다면 지금의 이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경쟁은 막판 가열이 더해져 도덕적인 문제와 더불어 불완전판매까지 우려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큰 금액보다는 유지할 수 있는 부담 없는 금액 설정에 초점을 맞추고 단기보다는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 신중한 선택을 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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