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금감원 단기납 종신 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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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현장에선 갑작스러운 소식에 일시 혼란
생각보다 불완전판매 심각하지 않을 수도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30 06:30:40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과 관련해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두 번 정도에 걸쳐 단기납 종신보험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

영업 현장에선 단기납 종신보험의 높은 해지환급률을 앞세워 연금보험 또는 저축보험과 비교해 가며 판매를 잘해 나가고 있다. 향후 금리인하가 점쳐지는 상황까지 겹쳐져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연금보험 또는 저축보험 상품에 비해 고정적으로 해지환급률이 정해져 있다. 또 예상보다 높은 해지환급금을 제시하는 종신보험이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높은 인기에 조금 우려됐는데 역시나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금감원이 과도하게 간섭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단기납 종신보험과 관련한 금감원의 우려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환급률이 130%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대량의 계약 건이 해지를 통한 환급을 요청할 경우 자칫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둘째로 영업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해당 상품이 저축성보험이 아닌 보장성보험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며 가입을 권유하고 가입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다시 말해 불완전판매가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우려가 타당성을 갖는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두 번째 내용의 경우 이는 실제 영업현장에선 그렇게 우려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현재 단기납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고객의 경우 과거 종신보험을 저축보험으로 오인하고 가입한 사례들과는 크게 다른 점이 있다. 납입기간이 짧은 종신보험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각종 뉴스를 통해 상품의 장·단점을 스스로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지하면 환급금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 10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지금은 가입자들이 아주 잘 인식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이와 관련된 많은 보도자료를 상담 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것 또한 우려를 불식시킬 요인이 된다. 중요한 보도 내용들을 인용해 고객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장 분위기를 생각했을 때 금감원이 우려하는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은 사실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심각하게 걱정한다면 모를까 불완전판매에 대한 부분은 단순한 탁상행정에서 나오는 기우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불완전판매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본다.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기억하는 소비자가 정말 많다. 그런데 이는 단기납 종신보험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가입하는 보장성보험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장이 조금 과열됐다고 해서 단칼에 영업 현장 분위기와 현실적인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제재를 가한다면 이건 개인적으로 ‘갑질 아닌 갑질’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올바르게 꼼꼼히 설명하고 가입시키는 착한 설계사와 제대로 인지하고 가입하는 착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볼 수 있다.

금감원의 제동으로 단기납 종신보험은 조만간 판매 중지가 이뤄지고 환급률도 낮게 조정돼 다시 판매될 것이다. 시장의 과열을 막는다는 의미에서 움직이는 것은 좋으나 영업 현장에서의 현실적인 고충에 귀 기울이지 않고 갑작스레 이런 방식으로 대처를 하는 것에 대해선 좀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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