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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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적용할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를 설 연휴 전까지 많으면 2000명 대로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지자 당장 의료계에서는 ‘정치적 의대 증원’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350명 수준이 현실성 있는 증원의 마지노선인데 시민단체와 보건 노조 권고안 등의 ‘2000명 이상 증원’에 힘을 실어 증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원하는 의대 증원의 근거는 ‘의대 정원 확대 수요 조사 결과’ 등에 기반했다. 지난해 11월 복지부가 국내 40개 의대를 상대로 의대 증원에 대해 바로 증원이 가능한 적정 수요조사 진행 결과 2025학년도 증원 희망 폭이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국민여론조사에서 89.3%가 ‘의대 증원’에 찬성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A전문의는 “복지부가 40개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를 발표했을 당시, 의대 증원 규모가 최대 4000명이 나왔다”며 “각 의대는 ‘배로 증원 가능’하다고 당시 답했고 이를 토대로 정부가 증원 규모를 살피니 2000명대의 증원 규모가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B전문의도 “의료 붕괴는 파멸에 달할 것이며 필수 의료에는 하나도 관심없는 정치적 의대 증원”이라며 “이들은 왜 지방대 교수들이 당장 ‘사직’을 하는지 관심이 없으며 결국 후세대가 후폭풍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C전문의는 “애초에 의정 협상에서는 350명에서 500명 증원 안이 논의됐으나, 지난해 대통령실에서 1000명 이상 늘리는 안을 복지부에 직접 주문했고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이를 언급하며 언플(언론 플레이)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이후 정부가 1000~3000명 증원 등을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던지면서 여론 조사 등이 언급됐고 결국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살리기에 ‘의대 증원’이 테이블 위에 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윤석열정부가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공백’ 등을 이유로 급격한 의대증원을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주문했고 이의 근거로 ‘의대 수요 조사’ 등이 근거가 되면서 1000명대 이상 증원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것이다.
정부 직접 최소 1000명 이상 증원 안 발표 '군불'
이와 관련해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2035년 1만5000명이 부족한 의사 수급 상황을 고려해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의대 입학 후 전문의가 될 때까지 10년가량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2025학년도 입시의 증원 규모는 예상보다 큰 2000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또한 2025학년도 입시에 의대 증원을 반영하려면 늦어도 4월까지는 규모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설 연휴 전’이라는 시점도 구체화했다.
실제 정부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 발표를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꾸린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있다. 4대 정책 추진을 위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꾸려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1000명은 최소 증원 단위’라고 예상해 왔던 의료계는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황이다. 의협·대전협(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은 집단휴진·파업 같은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정부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불법 행동에 단호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하며 강경 자세를 보여 의료계 안팎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의대 증원 반대’ 파업에 동참해 온 D전문의는 “의대 정원 증원은 곧바로 피부관리 의사 양산과 이어질 것”이라며 “의료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실무자들 의견을 토대로 제대로 된 의료정책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어이없는 의대 증원 발표 소식에 대부분 의사는 현 정부에 마음을 접었고, 대통령은 의료진이라는 정치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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