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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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게레오타입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최초의 사진술이다. 다게레오타입 전에 태양의 그림으로 불리는 ‘헬리오그래피(heliography)’가 출현했으나 노출에만 8시간이 소요돼 언감생심 인물사진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헬리오그래피가 등장한 지 정확히 11년 만인 1839년 프랑스의 루이 다게르에 의해 다게레오타입이 소개됐다. 은도금된 동판을 요오드에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사진을 얻는 이 신기술은 노출시간을 20분으로 축소하면서 본격적인 인물 사진 시대를 열어젖혔다.
19세기 중반 명사 축에 드는 이라면 예외 없이 다게레오타입 사진 한 장씩은 남겼다. 에이브러햄 링컨도 184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다게레오타입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이 괄목할 만한 신기술도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은도금된 동판을 거울처럼 닦아 이미지를 만들기 때문에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 것이다. 각도를 잘못 맞추면 이 사진은 그저 은제 거울이 되어 감상자를 비출 뿐이었다.
또 하나의 단점은 다게레오타입은 단 한 장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책에서 익히 보아온 다게레오타입은 잘 보이는 각도에서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인쇄물로 찍혀 나온 사진은 진정한 다게레오타입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 다게레오타입의 가치가 있다. 단 한 장이라는 일회성이 ‘넘사벽’의 아우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아우라’를 철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이는 발터 벤야민이다. 그는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1930년대를 ‘기술 복제 시대’라 명명한 뒤 예술의 대중화가 초래한 아우라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우라는 본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뜻하는 단어이다. 성화에서 그리스도나 천사·성인의 머리 위에 둥글게 드러나는 광휘가 바로 아우라다. 인쇄물은 대상을 100% 똑같이 재현하는 것 같지만 아우라만큼은 복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아우라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사진 자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성스러움은 내 안에 있다. 대상을 대하는 내 마음에 성스러움이 있기에 성인을 성스럽게 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게레오타입 실물이 아무리 귀하다 한들 그것을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면 아우라도 없다. 아우라는 내 안에서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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