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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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쿠바가 상대국에 상주 공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격 수교’ 발표 2개월여 만이다. 28일 외교부는 송시진 조정기획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 대표단이 24~27일 쿠바를 방문해 서울과 쿠바 수도 아바나에 각각 대사관급 공관 설치를 합의했으며 양국 대표가 이를 확인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국 수교 사실이 알려진 2월14일은 신임 쿠바 대사가 평양에 부임한 지 2주 정도 된 시점이었고 ‘북한의 형제국’ ‘반미 연대’를 자임해 온 쿠바였기에 외교무대의 큰 사건으로 다뤄졌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짚었으며 그 다음달엔 쿠바 주재 북한 대사 귀임 소식이 전해졌다.
3월7일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는 한국이 쿠바를 “흥미롭고 신비로운 나라로 바라본다”는 일부 경향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에게 쿠바란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와 미국 작가 ‘어네스트 헤밍웨이’로 인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향후 보다 적극적인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쿠바 수교는 우리나라 외교전의 승리이자 현지 한류 열풍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평가된다. K팝·드라마 등이야말로 쿠바인들이 우리나라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결정적 계기였기 때문이다. 쿠바는 해방 이후 교민 약 40여 명(2022년 기준)과 1921년 일제시대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의 열망 역시 이번 양국 수교에 하나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지적하기도 한다.
북한과도 아직 수교국인 쿠바가 우리나라와 손을 잡은 것에 많은 것이 담겼다. 외교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 주쿠바 우리 대사관이 개설될 수 있도록 쿠바 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을 개설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정부가 아바나에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공관 개설 요원도 파견할 전망이다.
2월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국과 쿠바가 유엔 대표부의 외교공한 교환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을 국가로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교류가 단절됐다. 이후 65년 만에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으로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외교부는 양국 수교와 관련해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한 양 국민 간 우호 인식 확산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공산주의국가의 문호개방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MBC ‘내조의 여왕’를 비롯해 KBS ‘아가씨를 부탁해’ SBS ‘시크릿 가든’ 등이 쿠바에서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이는 K팝 수요 확대를 불렀고 K푸드·한국어 공부 열풍으로 이어졌다. 쿠바에 약 1만 명 회원을 자랑하는 한류 팬클럽 ‘ArtCor’의 존재도 이런 맥락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對)쿠바 수출 1400만 달러·수입 700만 달러 수준으로 경제협력을 통한 교역규모 확대가 기대된다. 쿠바는 2차전지 등 생산에 필수적인 니켈과 코발트가 풍부해 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관심 대상국이기도 하다. 쿠바는 코로나19로 주된 외화 수입원이었던 관광 산업이 직격탄를 맞았고 최근 물가 폭등·식량난·에너지 위기 등 3중고 가운데 놓여 있다.
2월 양국 수교 전까지 쿠바는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관할이었다. 아바나에 2005년 개설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사무소밖에 없었지만 코로나 이전까지 연간 약 1만4000명의 한국인이 방문할 정도로 쿠바는 인기 관광지다. 우리 상주공관이 개설되면 쿠바 방문 내지 체류자를 위한 영사 업무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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