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주택 거래 불황 올해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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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규제 완화에 주택 매매 거래량 소폭 증가
매수자·매도자간 희망 가격 격차 지속… 회복 제한적

박상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5 11:57:02

주택 거래 침체가 2년 연속 이어진 가운데 올해도 거래 절벽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와 총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하반기 이후 거래도 다소 완화될 수 있으나 전반적인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주택 매매 거래량은 연간 55만5000가구·월 평균 4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 연간 주택거래량을 기록한 2022년(50만9000가구)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20년(128만가구)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거래량도 전년 대비 11% 늘었으나 2017∼2021년 5년간 월평균 거래량(8만2000가구)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부동산시장 진단과 올해 시장 전망을 담은 이 보고서는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분야의 부동산 전문가(172명)·전국 공인중개사(523명)·KB PB(73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정부의 지속적인 주택 대출 규제 완화·매매가격 하락으로 인해 매수세가 일부 회복되며 전년 보다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으나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고 급매물 소진으로 주택 거래량도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 거래 위축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대 심리 차이로 꼽았다. 매도자의 경우 대출·세금 등 정부의 다양한 규제 완화와 향후 공급물량 부족·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4월 총선에 따른 개발 호재 등으로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대됐다.

반면 매수자의 경우 여전히 높은 대출 금리에 따른 부담감·매매가격 추가 하락 기대에 따른 매매 지연·부동산 PF 부실 등에 따른 주택 경기 불안을 이유로 매매를 망설인 것이다.

이같은 거래 위축 현상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이후 거래 침체 현상이 다소 완화될 수 있으나 전반적인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주택 매매건수는 4만 3033건으로 지난해 12월(3만 8036건) 대비 13.1% 늘었으나 지난해 월 평균 거래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올해도 전반적인 주택 시장 거래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총선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겸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중금리 상황·글로벌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고 주택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에 하반기 까지는 횡보 상태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겸 美 IAU 교수는 “주택 거래가 침체됐던 2년간 눌려있던 수요가 많아 올해는 거래가 조금씩 살아 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서울·경기도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출생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결혼 가구가 증가하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현재 거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총선 이슈보다는 금리”라며 “하반기 금리가 떨어지면 거래량이 우상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상훈 기자 p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