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땅] 옥중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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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땅] 옥중 출마

박병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9 06:30:34

▲ 구속 중인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의 부인 남영신 씨가 14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대표의 광주 서구갑 출마 선언문을 대독하고 있다. 소나무당·연합뉴스

옥중 출마란 말 그대로 구치소 등에 구금돼 있는 상태에서 정치활동을 계속한다는 의미다.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욕심과 복수심이 충만하다.

우리나라 선거법상 옥중 출마는 가능하지만 제약이 따른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선거일 현재 구속된 자에게도 있으므로 얼마든지 선거에 출마하거나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구속된 자에게는 선거운동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옥중 출마는 가능하지만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한다.

옥중 출마에 대한 논란이 그치질 않는다. 구속된 자가 선거에 출마하거나 당직을 유지하는 것이 공정한 선거와 정치적 도덕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전에 정치적 책임감을 보여 주는 자세라고 맞선다.

근래 옥중 출마를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옥중 출마를 감행해 금배지를 단 경우가 우리 헌정사에 몇몇 있었다. 1967년 6월 7대 국회의원 선거 때 대중당 서민호 후보와 신민당 장준하 후보 2명이 옥중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제헌의원 이재학 씨가 64년 전 4·19혁명 이후 치러진 강원도 홍천 민의원 선거에 옥중 출마해 당선된 적도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옥중 출마자가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송영길 후보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하고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여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월 구속 기소됐다. 양심수라기보다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금품으로 뭉개 버리려 한 파렴치한 범죄자였다.

송 전 대표가 구치소에서 쓴 출마 선언문을 부인이 대독하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도 새로 만들었다. 고향이 전남 고흥인 송 전 대표는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광주 지역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 계양을에서만 5선을 지냈으며 인천광역시장을 역임했다.

22대 총선은 야권 인사들의 사법처리를 막는 방탄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적잖다. 남은 재판에서 의원직을 방탄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연루 혐의로 재판 중인가 하면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대법원의 최종 선고를 앞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혁신당을 만들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도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나섰다. 사법 판단을 앞둔 이들이 오히려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벼른다. 그에 앞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그들이 아니겠는가.

박병헌 디지털뉴스국장

박병헌 기자 bhpar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