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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비의 공간인 경복궁 교태전에 꽃·새·원숭이 그림이 걸린다.
중궁전으로도 불리는 교태전은 주역에서 따온 이름으로 하늘과 땅의 기운이 조화롭게 화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태전에 걸릴 부벽화 모사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화조도 한 점과 원후반도도 두 점이다. 부벽화란 벽에 부착한 그림이라는 뜻으로 보통 비단이나 종이에 그린다.
2020년 9월에 열린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전시에서 처음 공개된 이들 그림은 1888년 교태전 재건 이후 어느 시점에 그려서 교태전 해체 후인 1917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앵무새·금계가 짝을 이룬 ‘화조도’는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며 이 그림에 그려진 흰 꽃은 영원한 젊음의 의미를 담고 있다. 원숭이 가족이 장난치면서 복숭아나무에 오르는 ‘원후반도도’ 역시 불로장생을 뜻한다. 예부터 복숭아는 신선의 과일로 여겨졌다.
문화재청은 “부벽화를 왕비의 침전에 돌려놓음으로써 교태전의 기능과 의미를 다층적으로 전달하고 궁궐의 품격을 높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부벽화 모사도는 올해 12월에서 늦어도 내년 1∼2월께 공개된다.
한편 모사도 제작 사업은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문화재청과 구찌는 지난해 5월 경복궁에서 열린 패션쇼를 계기로 한국의 문화유산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구찌 측은 후원금이 약 3년간 경복궁 보존 관리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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