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대법원,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접근제한 요구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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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선 이슈의 하나… 재작년 낙태권 옹호 49년 만에 뒤집혀
트럼프 대통령 시절 지명한 3명 대법관으로 ‘보수 우위’ 구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7 11:22:54

▲ 미국 연방대법원이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접근제한 요구를 기각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법관 대부분이 이날 90분 가량의 구두변론에서 낙태 반대 단체 및 의사들의 소송 자격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였다는 것이다. 연합

미국 연방대법원이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접근 제한 요구를 기각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법관 대부분이 이날 90분 가량의 구두변론에서 낙태반대 단체 및 의사들의 소송 자격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3명(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브랫 캐버노)을 포함해 총 9명인 연방대법원은 현재 보수 우위의 구도다. 미국에서 낙태란 생명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를 묻는 민감한 이슈로 선거 국면을 좌우하기도 한다. 연방대법원으로선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2022년 폐기한 이후 최초의 관련 심리다. 판결은 하계 휴정기 전인 6월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변론 중 배럿 대법관이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식품의약국(FDA)의 조치로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현지 매체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낙태에 반대하는 의사가 낙태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개인의 신념에 따라 거부할 수 있다는 점도 배럿·캐버노 대법관이 지적했다고 전해진다.

보수 성향의 새뮤얼 앨리토 및 클러랜스 토머스 대법관 2명만 낙태 반대론자들에게 분명한 지지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까지 사용 가능한 중절약이다. 2000년 FDA 승인이 났으며 최근 이 약물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조치가 취해졌다. 이를 제한하게 해 달라는 게 이번 대법원 소원의 요지였다.

2022년 4월 텍사스주 법원이 낙태반대 단체의 소송에 따라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FDA 허가를 취소하라 판결했고 그해 8월 루이지애나주에선 임신 ‘10주 이내’가 아닌 ‘7주 이내’에만 사용할 것, 원격 처방 및 우편배송 금지 등의 제약 조건이 부과됐다. 이 판결에 당시 낙태반대 측과 바이든 정부 법무부 모두 항소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란 텍사스주의 한 여성이 성폭력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했지만 낙태가 허용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낙태권이 포함되며 국가는 간섭할 수 없다고 결론내린 판례다. 원고 ‘제인 로’(가명)와 당시 댈러스카운티 지방검사장 ‘헨리 웨이드’의 이름을 딴 것으로 1868년 수정헌법 14조 ‘사생활 보호 권리’에 기반한 판결이었다. 재작년 이 판결 폐지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을 150년 전으로 되돌려 놨다”며 맹비난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