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인뱅의 배신… 금융혁신 ‘뒷전’ 이자장사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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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토뱅 이자이익 2조1211억 원…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은 감소세
인뱅 3사 비이자이익 사업 추진… 전문가 “공공금융과 협력해 해외 진출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09 17:51:07

▲ 9일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순이자이익은 총 2조1211억 원으로 전년(1조5448억 원) 대비 37.3% 늘어났다.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이자이익이 1년 새 40%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여신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손실 폭이 커지며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치도 2곳이나 달성하지 못했다.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성장한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참고해 공공금융기관과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사의 순이자이익은 총 2조1211억 원으로 전년(1조5448억 원) 대비 37.3% 늘어났다. 충당금·판관비를 제외한 전체 영업이익(2조1106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 기간 4대 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이 평균 93%(36조1062억 원 중 33조6264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의 이자 의존은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대출도 주담대 등 가계대출이 대부분이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작년 말 총여신 잔액(64조9583억 원) 중 가계대출 잔액은 61조2833억 원으로 94.3%에 달했다. 원화예대금리차도 카카오뱅크 2.88%p, 케이뱅크 3.11%p, 토스뱅크 4.75%p로 평균 2.07%p인 4대 은행보다 높았다.

비이자이익은 여전히 부진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수수료이익은 –20억 원으로 전년(105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케이뱅크는 23억 원의 순수수료이익을 거뒀지만 1년 전(30억 원)보단 26% 줄었다. 토스뱅크는 –508억 원을 올리며 전년(–477억 원) 대비 손실 폭을 키웠다.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미흡한 곳도 2곳이나 됐다. 케이뱅크는 작년 말 가계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고객의 잔액 비중이 29.1%에 그치며 목표치(32%) 달성에 실패했다.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1.54%로 목표치(44%)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에 인터넷은행은 비이자이익 사업을 확대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1월 자체 라이선스 기반 펀드 판매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 배당주 펀드 등 6개 공모펀드로 구성한 서비스다. 증권사 8곳과 주식계좌 개설 제휴를 맺고 수수료 수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 신용카드 모집대행 플랫폼 ‘혜택 좋은 신용카드’를 통해 카드 수요를 끌어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도 증권사 6곳과 주식계좌 개설 제휴를 맺었다. 보험사와도 제휴를 맺으며 자동차·암·자녀·건강·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 체크카드인 MY체크카드에 알뜰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해 수수료 수익원을 확보했다. 동행복권 간편충전 서비스도 비이자이익 확대의 일환이다.

토스뱅크는 1월 외화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화통장 하나로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아 역마진이 발생할 우려가 있지만 법인 해외대금 결제 등의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해 비이자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이자이익을 개선하기 위해선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앞선 성공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평균 43.9%로 일본 국내은행(60.2%)보다 20%p 가까이 낮았다.

일례로 세븐(Seven)은행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ATM 위치선정 모델링을 실시하고 있고 소니(Sony)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투자일임서비스·클라우드펀딩플랫폼 등 다양한 금융투자서비스를 통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라쿠텐(Rakuten)은행은 계열사 라쿠텐 쇼핑몰이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전략을 펼치며 단기간의 빠른 성장을 이룩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진출 시 필요한 금융인프라 및 IT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공공금융기관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므로 해외금융협력협의회 등과 같은 공공금융협의체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며 “본래의 취지인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비중을 확대해 혁신적 포용금융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