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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공회전’… 의대 교수 “증원 원점 재검토 해야”
서울의대 교수 “주 52시간 이상 근무… 우울증도 의심”
‘대입 일정 촉박’하다는 정부에 의대생 “대학에 소송”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7 17:36:48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논란으로 촉발된 전공의 집단 휴진이 장기화하면서 대부분 대학병원이 월급 지급마저 담보할 수 없는 경영난에 처했다. 그럼에도 의·정 갈등은 두 달째 공회전을 지속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참패 이후 의료 개혁 의지를 재확인했고 하루 만인 17일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단체가 의료계의 단일안은 처음부터 변함없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였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이어지며 집단 유급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이달 중 의대 교수 집단 사직까지 예고되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진 교착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제8차 성명서를 내고 증원 전 과정에서 의대 교육 당사자인 교수들의 의견은 한 번도 수렴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의교협은 “2000명 증원은 교육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지금 규모로 증원되면 인적 자원과 시설 미비로 의대 교육의 처참한 질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16일 국무회의에서 의료 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의료계는 정부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점이 없다고 보고 있다.
 
전의교협은 필수 의료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공적 자원인 의료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사적 영역에 방치했기 때문에 발생했다의사들이 수가, 진료 수입에 얽매이지 않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전에 의사 증원을 논의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방 의료 소멸의 원인 중 하나인 서울 대형병원 쏠림을 막으려면 경증질환은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회복하도록 최소 진료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무엇이 실효성 있는 대책일지 현장을 보고 전문가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반해 전공의 집단 이탈이 9주 차에 접어들면서 병원은 경영난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이 악화한 병원들은 무급휴가에 이어 시간 외 수당까지 줄여가며 고육지책으로 병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병원은 희망 퇴직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12일부터 무급휴가를 최소 1일에서 최장 30일까지 받기로 했다. 기존에는 7일씩 무급휴가를 받았는데, 단 하루부터 한 달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교수 이탈까지 일어나면 병원 수익성은 더 감소할 수 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5일부터 개별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전공의 이탈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어 교수와 환자 안전이 모두 위협받고 있다는 게 사직서 제출 이유다. 5 병원 중 의사가 아닌 일반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곳이 나왔다. 비상 운영체제에 돌입한 서울아산병원은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일반직 직원이며 의사는 제외된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상당수가 일주일에 52시간이 넘게 근무하고 있고 우울증까지도 의심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전날 나왔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진이 참여하는 제4차 온라인 총회에서 4개 병원 교수 522명을 대상으로 피로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7%가 주 52시간 이상의 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40.6%는 주 80시간 이상, 16%는 주 10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의대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갈등은 언제 해결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의료계에서는 15일 전공의 1300여 명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 측은 유감을 표했다. 전국 32개 지방의대생이 22일 각 대학 총장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소송을 예고했다. 정부가 15일에도 의료 개혁을 언급하며 2025년도 대입 일정에 맞춰 의대 증원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집단 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이 유급 위기에도 불구하고 대학 총장 소송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기준 의대 정원 증원 처분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된 사건들은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전공의·의대생 전공의·수험생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부산의대 의대생·전공의·교수 전국 의대생(3) 등이 제기한 사건으로 모두 8건이다. 법원은 심리가 시작되지 않은 전국 의대생들의 집단소송을 제외한 모든 집행정지 사건을 각하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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