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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정치적올바름보다 국익 우선” 홀로서기
보수주의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패배 확신하며 러시아와의 협력 강조
난민할당제 반대·출산율 박차 등 ‘EU의 반항아’… 현재 4연임 구가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8 16:50:00
▲벨기에 브뤼셀 당국의 저지로 일시 파행을 겪은 내셔널 컨저버티즘(NatCon)회의에서 17일(현지시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이날 그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패배를 확신하며 러시아 협력 의지를 재천명했다. 유럽연합(EU)의 반항아로 불려 온 그가 어디까지 독자 행보를 계속할지 주목된다. 연합
 
무산될 뻔 한 ‘내셔널 컨저버티즘(내컨NatCon)회의 2024’가 17일(현지시간) 속개됐다. 벨기에 브뤼셀 행사장 소재지 당국의 행보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날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최고행정법원(국가평의회)이 행사 주최 측의 강제해산 취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헌법적 권리인 집회의 자유 보호를 짚으며 경출이 출동한 해산명령 집행에 불필요한 과잉대응이었다고 판단했다. 행사장이 위치한 생조스텡누드 지역은 브뤼셀의 19개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로 그 수장 에미르 키르는 사회당 소속의 정치인이자 벨기에튀르키예 이중국적자다. 행사 저지 조치를 내린 후 SNS극우는 환영 못 한다고 써서 논란이 일었다.
 
보수주의 싱크탱크 에드먼드버크재단의 연례행사인 내컨회의는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의 유럽판이라 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정치적올바름(PC)주의에 비판적인 정치인‧언론인‧학자들이 모이는데 국내외 주류 언론에게 극우 행사로 불려 왔다. 6월 유럽의회 선거 때 이들 내컨 인사의 약진이 관측되는 가운데 EU 심장부 브뤼셀에서 개최된 내컨회의 2024’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주창자인 나이절 패라지 연설이 전날의 하이라이트였다면, 이튿날 관심은 EU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을 방문 중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에게 쏟아졌다. 일명 ‘EU의 반항아’인 그가 이날 행사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패배 전망과 러시아 협력 의지를 공언했다.
 
“우크라이나는 EU와 미국의 돈무기 없이 국가로서 존재하지 못할 것” “전쟁에 승리할 수 없음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항상 러시아와 좋은 경제 파트너였기에 협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어 EU 리더십과 이민정책에 맹공을 퍼부었다. 인종혼재와 기독교 바탕 위의 무슬림 공동체, 그게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진보 사회라 여긴다면 그렇게 하시라. 우리에게 강요하진 말라고 잘라 말했다.
 
1963년생 오르반은 청소년 때부터 공산당원이었으나 20대 초반 반공 자유주의자로 변신했다. 1988년 공산주의 정권에 맞선 청년민주동맹(피데스FIDESZ)을 창립해 이끌었으며 19896월 부다페스트 영웅광장에서 자유선거와 소련군 철수를 주장한 연설로 국내외 스타가 됐다. 냉전 체제 붕괴 속에 정당으로 발전한 피데스를 이끌어 1990년 총선에서 386석 중 21석을 차지했다.
 
이후 보수 노선을 더해가던 오르반은 1998년 총선에서 148석으로 원내 제1당이 됐다. 35세 때 총리가 된 것이다. 그의 서구화 행보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나토EU 가입 등 외교적 성과에 국민적 지지가 높아 국영기업의 민영화 과정의 부패 사건 등에도 불구하고 2002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늘렸다. 다만 야당 연합에 근소한 차로 밀려 총리직에선 물러났다.
 
이 때를 제외하고 오르반은 1998년 이래 권좌에 있다. 친서방 자유보수주의자로 보이던 그의 성향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이 8년간의 사회당 집권기였다2010년 총선에서 경제성장 공약을 내세워 중도층을 대거 흡수하며 약 53% 득표율로 승리한 이래 오르반에겐 개발독재 권위주의적 지도자의 풍모가 강해졌다.
 
지지율 고공행진에 힘입어 2012년 헌법 개정으로 보수주의 국가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도 두드러진다동성결혼이 불가능하도록 헌법에 명시했고 미성년자들에게 동성애 묘사를 보여주지 못하게 하는 법안 등이 통과됐다당초 결과가 불투명하던 재작년 총선까지 대승해 오르반은 현재 4연임째다 . 
 
EU가 적극 권장 중인 이민도입 대신 자국민 출산율 장려 쪽을 택한 것도 유명하다. 오르반정부는 아이 넷 이상일 경우 소득세 전액 면제, 신혼부부 대상 무이자 대출금을 셋째 자녀 출산 시 탕감해 준다. 실제 최근 몇년 헝가리는 인구 자연증가와 함께 반PC주의에 동조한 유럽 각지의 고학력 이민자가 늘고 있다.
 
EU의 난민할당제 역시 오르반정부는 강경하게 저항한다. 난민을 거둘 여유가 없으며 이런 사태에 역사적 책임도 없다는 주장이다. 이미 들어온 난민들을 열차에 태워 난민수용을 약속한 서유럽 국가들에게 보내 버리기도 했다친러친중 행보에 서방 세계의 비난이 거세지만 국익 우선을 앞세우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3월 미국 방문 시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신 공화당 대권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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