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비를 아끼기 위해 사시사철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오후 3~11시 근무인데도 집에서 일찍 출발해 회사에 도착해서 점심과 저녁을 모두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집에서 먹는 것보다 싸고 편하다. 서울에서 1만 원 내로 식사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본지와 만난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근무자는 18일 하루의 모든 끼니를 대부분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고 전했다. 스케줄 근무 체제로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무료로 양껏 식사를 할 수 있는 구내식당에 최대한 자주 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점심값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17일 발간한 ‘2023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식비(23.2%)가 소비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높은 물가 때문에 지난해 직장인 10명 중 7명(68.3%)은 점심값이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68.6%의 직장인은 올해 도시락을 싸거나 약속이 없는 날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점심값을 줄이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프트웨어 업체에 인턴으로 근무 중인 한 직장인은 “인턴 월급으로 점심에 외식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에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근해 점심을 굶거나,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했을 땐 점심 도시락을 싸 간다”고 말했다.
중소 유통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오영환(가명) 씨도 “구내식당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대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려 한다”며 “저녁에도 약속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202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34개월째 웃돌고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소비자물가상승률(3.1%) 보다 0.3%p 높다. 외식 물가가 이렇게까지 오랜 기간 고공 행진을 한 것은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외식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밥값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가·도시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한국 밥값 평균은 6.77달러(약 9295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는 12개월 간 전국 평균 가격을 집계한 것으로 서울이나 관광지의 경우 1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 기준 1만 원 이내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외식 메뉴가 많지 않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삼겹살·자장면 등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냉면(1만1462원) △삼겹살(1인분·1만6538원) △삼계탕(1만6846원) △비빔밥(1만769원) 등 대부분 메뉴의 가격이 1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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