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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환의 시사저격] 김 여사 문제, 윤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
총선 전 ‘사과 요구’ 수용했으면 참패·수모 없었을 것
시중에 회자되는 소문들 다른 방법으론 꺼지지 않아
박근혜 탄핵 때도 ‘대통령 결단’ 미루다 당한 것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29 06:31:30
 
▲ 구월환 대한언론인회 주필‧관훈클럽 39대 총무
JTBC는 지난해 11월28일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사건을 권위 있는 정통 매체로서는 처음 보도했다. 총선 4개월 13일 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나 국민의힘에도 홍보 전문가나 정무팀이 있을 터인데 조용했다. 하기는 무시하는 것이 좋다는 관료적 발상이 이길 때가 많다.
 
동아일보의 이기홍 대기자는 4.10총선 4개월 전인 같은 해 12월8일자 칼럼에서 김 여사는 하루 빨리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관저를 떠나 서초동 자택 등 사가로 거처를 옮겨 근신해야 한다… 김건희 리스크는 총선과 나라의 진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라고 썼다. 이때도 아무 반응이나 조치가 없이 조용했다.
 
그러다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하여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게 난타를 날리면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때인 올해 1월21일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돌연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김건희 여사 디올백 문제 때문이었다. 그 후에도 이종섭 호주 대사 귀국 문제·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회칼 발언 문제·의료대란 수습 등을 둘러싸고 한동훈은 빠른 수습을 요구했으나 용산의 대처는 느려서 매번 타이밍을 놓쳤다. 이종섭 대사를 호주에서 불러들이는 등 구체적 액션을 취하는 데 26일 걸렸다. 버스 지나가고 손 드는 격이었다.
 
이러는 사이 선거판을 휩쓸던 ‘한동훈 바람’은 급속도로 죽어 가고 이재명의 비명횡사 공천으로 죽을 쑤던 민주당은 다시 살아났다. 이재명 대표는 특유의 달변으로 윤석열 정권의 아픈 데를 연일 콕콕 쑤시며 기세를 올렸다. 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심했을 때는 이 대표의 지원 연설을 거부하겠다던 후보자가 많았지만 윤·한 갈등으로 한동훈 바람이 수그러들자 이런 소리도 자취를 감췄다.
 
국힘 낙선자들은 선거운동 당시 현 정권에 대한 비토가 너무 심해서 무슨 얘기를 해도 먹혀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재명·조국보다 윤석열·김건희가 더 싫다”는 유권자가 훨씬 많았다고 했다. 조해진 후보 같은 이는 김해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말고 상경하여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참패하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만과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참패하고 피눈물을 흘릴 것이고 ‘이재명 정권’은 문재인 정권보다 더 ‘흉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의 요구는 묵살되었다. ‘용산’에서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108대 175로 참패했다. 지금 여야 의석은 108석대 192석이다. 민주당은 종전보다 훨씬 사납고 충성도가 높은 과반수 의석으로 이재명 방탄과 윤석열 퇴진에 물불을 안 가릴 태세다.
 
조국이 윤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을 주창했을 때는 펄쩍 뛰던 국힘에서도 개헌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나경원은 27일 선거제 개혁과 대통령 임기 문제 등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할 경우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줄여도 된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시계를 돌려 박근혜 대통령 때를 보면 집권 1년 9개월 만인 2014년 11월28일 소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이 세계일보 보도로 표면화되었다. 최순실의 남편이며 박 대통령 측근이었던 정윤회 전 비서관이 비선 실세로서 안봉근(국정홍보비서관)·이재만(총무비서관)·정호성(제1부속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요직 인사를 주무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문건 유출 사건으로 구속된 박관천 경위는 검찰조사에서 박근혜 정권의 권력 서열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고 말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주곡이었다.
 
그 후 2년이 지나 운명의 날이 시작되었다. 2016년 10월24일, JTBC의 ‘최순실 국정개입’ 보도로 정세가 급변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다. 박 대통령은 거국내각, 1년 앞당긴 ‘4월 조기사퇴’, 특별기자회견 등 여러 제안을 내놓으며 노력했으나 항상 한 발 늦었다. 여당 의원들까지 돌아선 민심 이반을 당해 낼 도리가 없었다.
 
지금 시중에서 제일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는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간여’를 윤 대통령이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천공’인지 뭔지 유언비어와 추측과 상상이 덧붙여져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김호중이 구속되고 한·일·중 정상이 모여들어도 그 불길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검사 위에 여사 나라’(동아일보 김순덕칼럼) ‘부인 연줄 비서관·행정관 용산 밖으로 내보내라’(조선일보 강천석칼럼)는 요구도 나왔다. 나올 것은 다 나온 셈이다. 윤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이왕이면 한동훈 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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