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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대 최악’ 오명 남기게 된 21대 국회
법안 처리율 36.6%로 19·20대보다 낮은 수치
채상병특검법 ‘폐기’ 등 막판까지 여야 간 대치
다수당 민주당의 독단과 의회주의 몰각이 요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9 00:02:02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마지막까지 여야의 극한 대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21대 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28일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 재표결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됐지만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입법 독재’로 여권 대 야당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반면 여야 정쟁에 밀려 표류해 온 여러 민생 법안은 29일 21대 국회 폐막과 함께 줄줄이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특히 연금개혁 법안은 큰 차이 없는 모수 개혁마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2대 국회로 넘기게 됐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결과다. 정치권이 여야 양쪽으로 갈라져 경직된 양극적 집단 대결을 벌임으로써 입법 과정은 물론 국정 전반을 마비시키고, 선거마다 흑백논리의 이전투구 판으로 만들어 유권자의 불신감·혐오감·무력감만 극대화시켰다.
 
물론 적당한 통일성을 갖춘 정당들은 민주주의의 필수이고, 국회 입법 과정의 효율성·체계성·일관성·책임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집권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 민주당 모두 국회 작동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과도하게 경직된 집단주의를 배격해야 하는데도 여야 공히 뒷짐 지고 방관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는 헌법 조문에 충실하도록 인식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지가 요구되고 있음이 재확인된 21대 국회였다는 지적이다.
 
21대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한 데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민주주의 기본정신을 몰각한 안하무인격 오만함에서 비롯됐다. 예컨대 채 상병 특검법은 명분이 약하다.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등에서 진행 중이다.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고 진상규명이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특검을 요청하는 게 온당한 순서임은 상식에 속한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민주당은 여야 협의는커녕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 하면서까지 특검법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이뿐만 아니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22대 총선 선거구 개편 등의 키를 쥐고 있지만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하면서 ‘깜깜이 선거’를 조장해 혼란을 부추겼다. 게다가 민주당은 꼼수 위성정당을 난립시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집해 관철시켜 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
 
이러다보니 여야 대치 속에 민생법안은 줄줄이 폐기됐다. 국회 본연의 기능인 법안 처리율은, 공전과 충돌을 거듭하며 ‘동물국회’라는 비판을 받았던 20대 국회보다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2만5847건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이 가운데 9455건만 처리(부결·폐기 등 포함)됐다. 법안 처리율은 36.6%로, 20대 국회(37.9%)와 19대 국회(45.0%)보다 낮은 수치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늘리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이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온라인 법률 플랫폼이 대한변호사협회의 과도한 규제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내용의 일명 ‘로톡법’(변호사법 개정안), 예금보험료율 한도(0.5%)의 적용 기한 연장을 골자로 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끝내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도 168종의 의원 특혜 가운데 스스로 내려놓는 게 없다. 이 정도라면 한국의 국회의원은 호강하러 간 자리이지 국민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여하튼 몇 시간 남은 오늘 하루라도 국익과 민생을 위한 법안 처리에 힘써 유종의 미를 거두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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