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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
[人스토리] “카드 수수료는 경제 현안… 정치가 왜 끼어들죠”
이론을 기반으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는 재무금융 학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1 00:04:01
▲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는 학문 연구에 집중하며 학회 및 당국 자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금융 전문가다.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금융제도가 이론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감에 의해 휘둘리고 정치인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제도도 경제·금융 문제임에도 정치 현안이 됐잖아요. 체계적인 이론 연구가 부족해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된 것인데 그 부분을 개선해야죠.”
 
반시장적 포퓰리즘 정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정치권이 민생이란 이름으로 시장에 개입해 시장 전반을 왜곡하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제도가 대표적이다. 2010년대 초반 도입된 이 제도는 금리 상황을 무시한 채 수수료율 하향 등을 지속했다. 그 결과 카드사는 수익성이 악화돼 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소비자는 마케팅 혜택 축소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인 서지용(55)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그는 학회 세미나, 논문, 언론·방송 등을 통해 제도를 비판해 왔다. 자세한 얘기를 나눠 보고자 서울특별시 종로구에 있는 서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대학교수·학회 회장·당국 자문위원으로 활동
 
서 교수는 경제·금융 현장 곳곳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워커홀릭’(workaholic)이다. 재무론 전공자인 그는 상명대 경영학부에서 학생들에게 투자론·금융기관경영론 등 재무관리를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금융시장·금융기관 관련 현안이 핵심 연구 과제다. 이를 토대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모색하면서 해결 방법을 당국 등에 제시한다.
 
경제 이론을 응용하는 학문인 재무금융(Finance) 학위를 받았어요. 최근 들어서는 주식·채권 등 자본시장과 은행·2금융권의 현안이나 시장 제도 개선 등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죠. 학교 오기 전 업계·연구소에서 일했는데 그때 현안을 접하면서 이론적인 베이스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수가 된 후로는 이론에 기반한 실무 현안 해법을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죠.”
 
학회 활동도 적극적이다. 20215월부터 한국신용카드학회에서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한국산업경제학회 부회장·한국금융공학회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글로벌 학술지인 저널 오브 아시안 디벨롭먼트(Journal of Asian Development)’에서는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자문 역할도 한다. 20229월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중소·서민 분야 자문위원으로 선정되어 2년째 활동하고 있다. 옴부즈만은 금융기관·협회에서 금융제도 애로사항을 당국에 언급하면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위원들이 논의하고 의결하는 협의체다. 최근에는 국민통합위원회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아서 취약계층 대상 포용금융 정책 개발에 참여했다.
 
“2년 가까이 옴부즈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생각보다 규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어요. 금융 규제로 불편해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도 알았죠. 소비자 편의와 금융기관 규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정책 제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된 것도 기억에 남죠. ”
 
서 교수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신용카드학회는 2002년 학술단체로 활동을 시작한 뒤 2009년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이래 20년 넘게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서 교수는 2009년 총무이사로 학회에 발을 들인 뒤 2015년 부회장을 거쳐 2021년 회장에 올랐다. 학회는 학술지 신용카드리뷰에 저널을 발표하고 1년에 두세 번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 사단법인인 한국신용카드학회는 1년에 두세 번 경제 현안과 관련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한국연구재단에 등재하는 학술지 ‘신용카드리뷰’를 일년에 네 번 발간한다. 서지용 교수가 5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학회 춘계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1년에 두세 번 정도 학술대회를 열고 있어요. 상반기 춘계 세미나는 주로 프랙티셔너(업계 종사자)들에게 관심이 큰 현안 위주로 연구를 발제해 발표하죠. 하반기에는 콘퍼런스 형태로 학술적인 내용을 다루는 학술대회를 개최해요. 지난해 하반기에는 캐피탈업계로부터 요청을 받아 캐피탈 업권 현안을 다루는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을 열기도 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에 등재하는 학회 학술지는 1년에 네 번 발간해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중심의 현안이나 이슈를 다루고 있죠.”
 
가맹점 수수료율과 연회비 간 연동제 도입해야
 
경제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서 교수는 적격 비용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적격 비용이란 카드 결제 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한 수수료 원가를 뜻한다. 자금 조달·위험 관리 비용과 일반 관리비·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이 이에  포함된다. 정부는 3년마다 적격 비용을 재산정하고 여기에 마진율을 더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한다. 수수료율은 현재 0.5~2.3%.
 
“2012년 당시 정부에서 신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도입해 가맹점이 부담해야 할 원가가 얼마인지 나타내는 적격 비용을 3년마다 산출하기 시작했어요. 영세 가맹점의 부담을 낮춰 주겠다는 취지였죠. 취지는 좋아요. 원가를 계산해 보고 판단해 가맹점이 적정하게 부담할 수 있잖아요.”
 
문제는 2012년부터 12년간 한 번도 수수료율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금리가 오르거나 떨어지면 그에 맞춰 수수료율도 오르거나 떨어져야 하는데 한 번도 그러지 않았죠. 올해 말에 적격 비용을 다시 산정해요. 금리가 많이 올라서 높여야 하거든요. 최근 카드사들이 충당금을 많이 쌓았잖아요. 하지만 그간 정치권에서 결정한 걸 보면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잘못된 거죠.”
 
우대 수수료율(신용카드 0.5~1.5%)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제도 초기 연 매출 5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만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했으나 2019년부터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로 범위를 넓혔다는 지적이다. 이는 전체 가맹점의 96% 규모다.
 
가맹점 수가 100개라고 치면 그중 96곳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죠. 나머지 4개는 어중간한 곳이에요. 매출액 30억 원 이상인 한국마트협회 같은 곳이죠. 카드매출이 더 많은 데도 이들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지 못해요. 하지만 그 반대가 돼야 하거든요. 거꾸로 됐죠. 적격 비용을 산출할 때마다 우대 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면서 웬만한 가맹점이 다 포함되게 된 거예요.”
 
이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카드사는 카드 매출이 늘어날 때마다 수수료율이 줄어들어 적자를 볼 수 있어요. 신용판매 수수료율은 0.5%밖에 안 되는데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발행 금리는 3.7% 정도 되죠. 역마진이 나잖아요. 그래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같은 대출만 늘리는 거죠. 카드사가 적격 비용으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서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폐지 시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대폭 올릴 것에 대비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회비 상승률과 연동시킬 것을 제안했다.
 
카드사는 가맹점과 카드 회원을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는 양면 시장이에요. 가맹점에는 수수료율을, 카드 회원 대상으로는 연회비를 올려 수익을 보존하죠. 근데 연회비를 많이 올리면 카드 회원들이 이탈할 수 있어요. 회원이 갑이라고 볼 수 있죠. 반면 가맹점은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높여도 카드사와 계약을 끊을 수 없어요. 매출이 줄어들 수 있잖아요. 을이죠. 이를 고려해 카드 회원 연회비 상승률 이내로 가맹점 수수료율 적용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가맹점 수수료율을 올리고 싶어도 카드 회원들 눈치가 보여서 많이 올리지 못할 거예요. 연동제가 해법이라고 생각해요.”
 
▲ 서 교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제도와 관련해 현 제도를 폐지하고 카드 회원 연회비 상승률과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동하는 방식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AI 시대, 카드업에 위기이자 기회
 
카드업권에 닥친 위기 요인으로 서 교수는 조달 비용 상승을 꼽았다. 여전채 발행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되고 신용등급도 내려가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너무 오르다 보니까 카드사로서는 수익 이상으로 보존해야 해서 위험 대출만 하는 거예요. 은행은 저금리 때 리스크를 부담하지만 여전사는 반대로 고금리 때 리스크를 떠안게 되거든요.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는 요즘 같은 때가 위기죠. 연체가 급증해 건전성이 안 좋아질 수 있고 캐피탈사 같은 경우엔 부동산 PF 부실 위험도 무시할 수 없죠.”
 
간편결제 사업자가 늘어난 점도 위기 요인이에요. 빅테크에 이어 은행도 지급 결제 사업을 하고 있죠. 예전에는 카드사들이 간편결제의 주인공이었는데 지금은 밀리는 추세죠.”
 
서 교수는 카드사는 미래 수익원으로 외환 및 데이터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트래블카드로 수익을 다각화하고 마이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CB)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외화 충전식 선불카드)를 통해 외환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은행계 카드사는 은행과 협업해 환전 서비스나 외환 보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잖아요.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죠. 일부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발행해 모집 비용을 줄이기도 하고요.”
 
데이터 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요.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무기라고 생각하는 거죠. 카드사는 매출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CB업도 할 수 있어요. 고객 신용평가를 금융기관에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거죠. 카드사들이 데이터 관련 라이센스를 따고 있는데 이쪽에 대한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공지능(AI)은 카드사에 기회이자 위기예요. 비용 절감 기능을 하거든요. AI 활용도를 높이려면 디지털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카드사뿐 아니라 은행 등 모든 금융사가 디지털금융에 나서고 있죠. 여기서 우위를 보이면 고객을 뺏어올 수 있어요. 카드사가 AI 시대에 디지털금융을 얼마나 선도적으로 차별성 있게 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봐요.”
 
서 교수는 재무금융 학자로서 한국신용카드학회 등 금융 학회에서 심도 있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나 미디어를 통해 금융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안하는 일도 지속한다.
 
신용카드학회만 국한해서 말하면 카드 수수료율 제도 개선과 디지털금융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학술대회를 통해 제안하려고 해요. 캐피탈사·카드사에 대한 위험 자본 규제 전환과 금융 비교 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도움이 될 역할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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