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무섭다.”
강화도 양도면 능내리 주민은 7일 무섭다는 말부터 꺼냈다. 한국농어촌 공사가 관리하는 교량이 붕괴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다리 밑부분이 부서지고 있어 철근이 눈에 띌 정도다. 그러나 농어촌 공사는 예산이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다. 붕괴 위험에도 주민 통행을 허용하고 있어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교량은 하천과 맞붙은 교각 밑부터 부서지고 있다. 기둥 아랫부분은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앙상하게 남았다. 교각마다 밑부분이 허물어지고 있어 주민 사이에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말이 돌고 있다. 능내리 주민은 “다리를 볼 때마다 언제 무너질지 몰라 걱정된다”면서 “저렇게 위험한 다리를 왜 방치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김문현 노인회장은 “2~3년 전부터 다리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고 기억했다. 노후 교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예산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다른 주민은 “조카가 농사를 지으러 갈 때마다 다리를 건너야 한다”면서 “날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다리를 없애든 통행을 막든 무엇이든 빨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능내리 다리는 1987년 농어촌공사에 의해 세워졌다. 농어촌공사는 능내리 일대에서 농지를 정비하면서 하천 교량을 만들었다. 건설한 지 37년이 지난 교량은 심각한 수준으로 파손됐다.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로 노후 교량 안전관리가 사회문제로 떠올랐지만 관리주체인 농어촌 공사는 예산 탓만 한 채 붕괴 위험에 놓인 다리를 방치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강화옹진지사는 붕괴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 강화옹진지사 관계자는 “사업화해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예산 문제로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이병호 사장은 안전(Safety first)을 핵심가치로 내세웠지만 정작 국민 생명과 직결된 노후 교량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는 셈이다.
붕괴 위험에도 통행을 제한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농어촌공사는 “영농철이다 보니까…, 영농하는 데 지장이 있다 보니까…, 문제가 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생각은 달랐다. 목숨을 걸고 다닐 정도로 농삿일이 급선무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용철 신임 강화군수는 강화군청 담당자에게 실태점검을 지시했다. 박 군수는 “강화군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수 지시를 받은 강화군청 담당자는 붕괴 조짐을 보인 하천 교량을 방문해서 현장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박 군수는 “붕괴 위험이 있다면 어떻게든 교량 통행을 제한해야 하지 않겠냐? 관리주체가 농어촌공사지만 군청이 행정지도할 방법이 있는지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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