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의 물적 분할을 결정하면서 사실상 지주회사 전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최근 오너 2세 승진 인사와 맞물려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및 승계 작업이 동시에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이 21일 이사회를 열어 물적 분할을 의결하고 임직원과 가맹점주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했다고 25일 밝혔다.
SPC 측은 “지분 구조상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의 기능을 사업 부문과 투자·관리 부문으로 나눠 운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연내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 분할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현재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라그릴리아 등 주요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시에 해외 법인과 빅바이트컴퍼니·섹타나인 등 51개 비상장 계열사를 지배하며 사실상 그룹의 최상위 회사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지분 40.66%를 보유해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지주사 성격이 강한 회사로 분류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파리크라상이 사업 부문을 기존 회사에 남기고 투자·관리 부문을 분리하는 물적 분할을 추진하면서 분할 신설 법인이 사실상 SPC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파리크라상은 지난달 사업 목적에 ‘지주사업’을 추가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배구조 변화는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와도 직결된다. 파리크라상은 비상장사로 지분 100%를 오너 일가가 나눠 소유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이 63.31%, 장남 허진수 부회장이 20.33%, 차남 허희수 사장이 12.82%, 배우자 이미향 씨가 3.54%를 각각 보유한다. 사실상 파리크라상을 통해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파리크라상 분할은 향후 승계 구도와도 맞물리는 핵심 사안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달 초 진행된 인사에서 허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부회장·사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지주사 전환과 함께 2세 경영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리크라상은 동시에 100% 자회사인 SPC와의 합병도 진행한다. SPC는 계열사들의 컴플라이언스, 법무, 홍보 등 공통 업무를 수행해온 회사로 합병 후에도 이 기능은 기존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SPC그룹은 합병 및 분할 과정에서 “인력은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임금·근로조건·복리후생 등은 변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물적 분할 이후 신설 법인의 사명, 기존 파리크라상의 명칭 유지 여부, 분할 시점 등 세부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SPC 측은 “원활한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물적 분할이 단순한 조직 효율화 수준을 넘어선 지배구조 대수술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식품·프랜차이즈 대기업들이 잇따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SPC 또한 유사한 길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주사 전환은 투자·사업 구조를 명확히 분리해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향후 승계 문제도 투명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리크라상은 사실상 SPC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분할은 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대형 이벤트”라며 “지주사 전환을 공식 발표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