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테헤란로 일대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용적률 1800%짜리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기로 했다. 강남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지만 이미 오피스 공실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친환경·디자인 요소를 강조했으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미흡해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테헤란로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 따라 강남역사거리에서 포스코사거리에 이르는 테헤란로 일대는 기존보다 훨씬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아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진다.
특히 기존의 높이 제한을 없애고 용적률을 최대 1800%까지 완화해 명동‧상암‧여의도에 이어 서울에서 네 번째로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테헤란로가 글로벌 업무 중심지로 더욱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강남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목표에서 비롯됐다. 시는 새로운 초고층 오피스 공급을 통해 강남 도심의 활력을 높이고자 한다.
그러나 이번 규제 완화가 실제로 강남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서울 오피스 시장은 공급 증가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공실률이 상승하는 추세다. 대형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오피스를 축소하거나 외곽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규제 철폐만으로 오피스 수요가 늘어날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기존 건물들의 공실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테헤란로가 프라임 오피스 공급 과잉 지역이 될 위험도 있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에서 친환경 요소와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최대 용적률을 1800%까지 부여한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내형 공개공지 조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공간 도입 등도 강조됐다.
그러나 이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 건축 기술 적용과 유지·관리에 대한 비용 부담이 기업들에게 전가될 경우 개발이 기대만큼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
테헤란로의 대규모 개발 계획은 서울의 랜드마크 지역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단순한 규제 완화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오피스 공실 문제와 개발 실효성, 친환경 계획의 현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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