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지난 28일 사임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갑질 파문이 확산되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책임을 지고 등기임원과 직위를 모두 사임한 것이다. 회사 경영에서 손 떼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여전히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가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 아니라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한 회피 목적으로 사임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서다. 그가 지난 주말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시각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갑질 논란을 피하기 위한 도피성이란 지적이다.
언젠가부터 갑질 논란이 잊혀질만하면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고 있다. 한진그룹 일가의 막말파문이 조금씩 수그러들자 대웅제약 회장이 새로운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대기업의 경우 여론의 주목을 받아 화제라도 되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갑질 논란이 있었어도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묻히기 십상이다. 최근 갑질파문이 불거졌던 한국SMC공압의 경우 중견기업인데다 외국계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운영을 해 온 기업이기에 여론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나마 최근 여론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논란의 주인공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표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무책임한 사직서 제출이 갑질 파문의 마침표를 찍는 일련의 시스템처럼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그것도 오랜 시간에 거쳐 할퀸 말은 마음의 상처가 깊을 수밖에 없다. 갑질 논란의 마무리가 더 이상 형식적인 사과로 마무리 돼선 안 된다.
상한 직원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약은 경영진의 ‘사직서’가 아니다. 우선은 최선을 다해 직원들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사직서는 그 이후에 제출해도 늦지않다. 그들이 다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의지를 북돋지 못한다면 회사의 존폐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직원도 가족들의 생계를 맡긴 회사가 망하길 바라진 않는다. 노사가 상생하기 위해선 사측의 독단적 결정과 일방적 희생 강요가 아닌 임직원들과의 소통이 필수다.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란 공감대를 가지고 서로 소통을 시작한다면 상생의 길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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