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는 출고 7년 된 차량이 사고로 파손되자 “중고차 값이 1700만 원 떨어졌다”며 전액 보상을 요구했지만, 시세하락 손해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 B는 3년 된 승용차 수리비 200만 원을 부담한 뒤, 시세하락 손해를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보상 대상이 아님을 안내했다.
# C는 출고 1년이 채 안 돼 차량이 파손됐고 중고시세 하락 금액인 500만 원을 보상받을 줄 알았지만 120만 원만 지급받을 수 있었다.
교통사고로 차량을 수리한 뒤 파손차량 수리비와 함께 지급받는 ‘시세하락 손해보상’이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실제 시세가 얼마나 하락했는지를 기준으로 보상을 기대하지만, 자동차보험 약관은 연식과 수리비 비율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시세하락 손해를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올해 주요 분쟁 사례를 분석해 23일 발표한 결과,시세하락 손해청구와 관련한 민원 다수는 약관상 보상 요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시세하락 손해는 교통사고로 차량을 수리한 뒤, 사고 이력 탓에 중고차 가격이 떨어졌다고 보는 손해를 말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얼마가 떨어졌는지와는 별개로 약관이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출고 후 5년이 지난 차량은 원칙적으로 시세하락 손해 보상의 대상이 아니다. A처럼 출고 7년이 지난 차량이 파손돼 중고 시세가 하락했더라도, 약관은 ‘출고 5년 이하 차량’만을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어 결국 보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식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수리비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으면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B는 출고 3년 된 차량의 사고 직전 중고 시세가 3000만 원이었고, 사고 후 시세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세하락 손해를 청구했지만 수리비가 200만 원에 그치면서 보상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약관은 수리비가 사고 직전 차량가액의 20%를 초과할 때만 손해를 인정하는데, B의 경우 3000만 원의 20%인 600만 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제 중고 시세가 크게 떨어졌더라도 보상액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도 있다. C는 출고 1년 미만 차량이 사고로 파손돼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500만 원 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 금액 전부를 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약관은 출고 1년 이하 차량의 시세하락 손해를 수리비의 20%로 정하고 있어, 보험사는 실제 시세 하락분이 아닌 수리비 600만 원의 20%인 120만 원만 지급했다.
자동차보험 약관 구조상 시세하락 손해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먼저 사고 당시 차량이 출고 후 5년 이하여야 하고, 동시에 수리비가 사고 전 차량가액의 20%를 넘겨야 한다.
이 요건을 충조한 뒤에야 비로소 출고 경과 기간에 따라 수리비의 10~20%를 시세하락 손해로 인정한다. 출고 1년 이하는 수리비의 20%, 1년 초과 2년 이하는 15%, 2년 초과 5년 이하는 10%가 기준이다. 실제 중고차 거래 시장에서 얼마나 시세가 하락했는지는 보상액 산정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주요 분쟁 사례를 분석한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사고 직후부터 자신의 차량이 시세하락 손해보상 대상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출고 연도와 수리비 규모를 따져 약관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살펴본 뒤, 해당된다면 보험사에 시세하락 손해 청구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툼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이 약관과 다른 기준을 적용해 판단할 수 있는 만큼, 개별 사건의 여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