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투기세력을 잠재우고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다주택자 보유세를 크게 높이고 생애 첫 집 구매자에게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담은 7·10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수요자 보완책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제기된다. 서울 내 실수요자들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7·10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서울의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주목되는 사실은 서울시 내에서 4억 원 미만의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실종돼 가고 있는데다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한 기준을 4억원 미만로 잡아 놓은 만큼 사실상 실수요자들이 취득세 감면 혜택은 빚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아파트 약 125만 가구 중 매매가격 1억5000만원 이하는 318가구다. 전체 가구수의 0.03%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취득세를 100% 감면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취득세 50%를 감면해주는 매매가격 1억 5000만원 초과~4억원 이하 구간은 12만 8257가구로 전체의 10.3%에 불과하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주택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12·16부동산 대책으로 9억원 이상 아파트 규제 강화로 인해 부동자금이 중저가 아파트에 쏠렸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6억원 이하로 거래되던 아파트의 몸값도 크게 오른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59㎡는 최근 7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2·3월까지 5억7000만~5억8000만원에 사고팔았던 아파트 값이 3개월 새 1억2000만원 이상 뛰었다.
강북구 미아동 일대를 재개발한 SK북한산시티는 이달 들어 6억원 이하 매물은 사라졌다. 소형 평수(전용 59㎡) 시세는 이달 20일 기준 6억2000만~6억3000만원이다. 지난달 초에 5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한 달 반 사이 1억원이 올랐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와 신혼부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시사하고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원인은 다소 일관성 없고, 선심성으로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권에는 4억원 이하, 1억 5000만원 이하 매물이 있는 만큼 이들 지역으로 나가지 않는 한, 혜택을 보긴 어려울 것이다”며 이어 “정책이 잘 발동되어 경기도권으로 수요가 빠진다면 이들 지역의 가격 상승 현상이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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