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지각수사 논란… 소녀상 건립비 모금·김재동 강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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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시민단체 고발 약 4개월만에 수사 본격 착수
"기부금품 모집등록 없이 6800만원 불법으로 모금…
건립비 모금 700만원 보태 강연료 1500만원 지급"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9-21 15:19:00

▲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1대 초선 국회의원 의정연찬회에 참석한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경기도 안성 소녀상 설립 후원금을 모금해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비로 쓴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고발 4개월 만에 착수돼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등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이 의원의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사건을 형사2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사준모가 5월 이 의원을 고발한지 약 4개월 만이다.

사준모에 따르면 안성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2017년 5월 페이스북에 소녀상 설립계획을 공지하면서 “소녀상 건립은 6000만원 이상이 들어가는 사업으로 이 비용은 일체 시민들의 모금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71회의 모금과정을 통해 총 6800만원을 모아 2018년 3월 안성 평화의소녀상을 세웠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광역지자체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아 기부금품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기부금품법은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개인·단체의 경우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모집·사용 계획서를 제출한 뒤 모집단체로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추진위가 소녀상 건립비로 모은 자금 중 700여만원과 별도로 모금한 800만원을 합쳐 총 1500만원을 김 씨의 강연비로 지출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씨는 2017년 10월 한경대에서 약 2시간 동안 ‘김제동과 함께하는 안성역사 특강’ 강연자로 나서 강의했다.

추진위 지출보고서에는 추진위 기획사무국이 2017년 10월16일 ‘강연료 및 계좌이체 수수료’ 명목으로 70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기록됐다.

추진위 관계자는 당시 언론에 “김 씨에게 강연료로 1500만원을 전부 건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강연 초청과 행사준비 비용으로 썼다는 것이다”며 “당시 이 행사를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논란이 일자 “추진위는 회칙에 따라 단체에 가입한 회비와 분담금, 모금이 아닌 나비 배지 판매금 등으로 운영했기에 기부금품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기부금을 (김 씨 강연비 등) 소녀상과 관련 없는 활동에 썼다는 보도도 옳지 않다. 회칙에는 소녀상 건립은 물론 대시민 여론활동, 교육·홍보 활동이 담겨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준모는 “이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거리모금으로 모아진 기금만 1100만원에 달한다고 밝힌 점 등에 비춰볼 때 해명은 거짓이다”며 “검찰수사로 밝혀달라”고 반박했다.

[오주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