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코로나 치료제, 불확실성 해소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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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솔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1-20 00:02:33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감이 모이고 있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가 공개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 발생률이 54% 감소했다는 유의미한 결과까지 이끌어냈다.

2상에는 미국과 한국 등 4개 국가 38개 시험처에서 투약 직전 코로나19 감염이 최종 확인된 30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임상에 직접 참여한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경증·중등증 환자’에게 투약할 경우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날 셀트리온의 임상 결과 발표는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앞서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렉키로나주의 임상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2상 평가지표 일부는 공개되지도 않았고 중증 발전 기준 지표는 객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건약은 R&D비용, 임상시험 비용 등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는 만큼 국민이 투명하게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셀트리온 측은 국가기관의 객관적이고 엄정한 검증과 평가를 확보하겠다며 임상결과 공개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더욱 기대를 모으게 만들었던 것은 임상결과가 공개되기 바로 전날, 셀트리온이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2상 결과와 관련해 “기대한 수준의 우수한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히면서다. 중대한 이상반응도 없었고 연구중단 사례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소음을 일축한 셀트리온 2상 결과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등은 글로벌 빅파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며 임상 2상 결과가 긴급사용 승인되기에 충분하다고 호평했다. 빅파마급 개발능력을 셀트리온이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어깨춤을 추며 ‘국산 1호’ 토종 코로나 치료제 출시 임박 기대감이 증폭되는 듯 보였으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임상 결과가 발표된 13일부터 셀트리온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13일 전일대비 0.65% 하락한 38만1500원, 14일 7.6% 하락한 35만2500원, 15일 6.67% 하락한 32만9000원, 16일 4.56% 하락한 31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 자문단이 렉키로나주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권고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렉키로나주에 대해 임상 3상 수행을 전제로 품목허가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증상 개선에 필요한 시간은 줄어들었으나, 바이러스 검사결과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기에는 의미 없는 결과가 나오는 등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의약품 허가 절차 가운데 ‘외부 자문’에는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단계로 나뉜다. 현재 렉키로나주는 검증자문단 단계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은 것이다. 외부 자문 첫 단계부터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는 시점이다.

다만, 아직 제출되지 않은 렉키로나주 관련 주요 심사자료를 식약처가 받아볼 예정이다. 특히 외부자문 다음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문턱은 검증 자문단보다 높다. 중앙약심에서 신뢰있는 자료제출과 결과를 도출해 내면 될 일이다. 문턱을 밟게 될 셀트리온이 잡음을 다시 한 번 일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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