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횡재했지만 투기 아냐”…한남뉴타운 부동산 의혹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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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2003년 한남뉴타운 지정 직전 도로 부지 매입
2020년 11억2천만 원에 매각… 약 10억 원 시세차익
“무주택자였고 아파트 못 사 도로 산 것…청와대 내부 정보 無”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26 13:33:06

▲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정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현 전 외교부 1차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휘말렸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지정 직전 도로 부지를 매입해 약 1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조 후보자는 “횡재라고 생각했지만 악의적 투기는 아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조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도로 부지 투기 의혹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제의 부동산은 조 후보자의 배우자 이모 씨가 2003년 6월 매입한 용산 보광동 일대 도로 부지다. 당시 조 후보자는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로 파견돼 청와대에서 근무 중이었다.

이 씨는 231㎡(약 70평) 규모의 도로 부지 가운데 90㎡(약 27평)를 세 명이 쪼개 매입하는 형태로 확보했고, 그해 11월 해당 지역은 한남뉴타운 3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씨는 해당 부지를 2020년 12월 11억 2000만 원에 매각해 10억 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조 후보자가 청와대 근무 당시 내부 정보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통상적인 재개발 ‘딱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로 부지를 매입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꾼들끼리만 아는 고급 정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시 무주택자였고, 손에 3억밖에 없었다”며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내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다 싸게 나온 도로 부지를 소개받고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면 안 된다는 문재인 정부 방침에 따라 처분했다”며 “세금도 45% 정확히 납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집을 사야 한다고 반대했지만, 아내가 자기 자금으로 자기 이름으로 산 것”이라며, 자신은 부동산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지역 단위 재개발 정보를 공유하거나 보고받을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의 배우자가 매입한 도로 부지는 일반적인 주택이나 상가와 달리 재개발 무산 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위험성이 크다. 다만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금 측면에서는 유리한 점이 있고, 재개발이 확정되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어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 대상이라는 후문이다.

현재 부동산 업계에선 해당 부지를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2029년 완공 예정인 한남뉴타운 신축 아파트(전용 59㎡, 추정 시세 30억 원 이상)를 분양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조 후보자는 해당 재개발과 관련된 어떤 공식 보고라인에도 속하지 않았으며, 부지 보유 기간 중에도 관련 업무를 다룬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다음 달 열리는 아세안(ASEAN) 외교장관 회의에 장관 자격으로 직접 참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아세안은 중요한 외교 파트너이지만, 현직 장관이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관계 심화를 이끌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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