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만에 검찰청 폐지… 검찰총장 직무대행 "깊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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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서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8 12:07:35

77년 역사 검찰청이 폐지된다.

검찰청 폐지가 결정된 가운데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향후 검찰개혁의 세부 방향과 관련해선 "국민의 입장에서 설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8일 밝혔다.

노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검찰이 법률에 의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며 "하지만 모두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선 검찰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향후에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 세부적 방향이 진행될 것"이라며 "그 세부적 방향은 국민들 입장에서 설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인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래,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이는 지속적인 논란의 근원이 되어왔다.

정부는 검찰 권한의 오남용을 막고, 형사사법 체계의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목표로 검찰청 폐지를 정부조직 개정안에 반영해 추진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확정한 이재명 정부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이 통과해 최종 공포되면 1년 후 시행하는 것으로 했다. 이를 위해 총리실 산하에 '범정부 검찰제도개혁 추진단‘을 설치하고, 당·정·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세부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개편의 핵심은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기존 검찰청은 폐지되고 그 기능을 이어받는 두 개의 새로운 기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신설된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법무부 산하에 설치된다. 중수청과 경찰 등 1차 수사 기관의 수사 결과를 검토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법정에서 공소(재판)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장청구권은 공소청 검사에게만 부여될 예정이다.

중수청은 9대 중대범죄(내란, 외환,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를 직접 수사하는 기관이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어, 기소권을 가진 공소청으로부터 독립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검찰청 폐지가 확정되었지만, 세부 법률 제정 과정에서 첨예한 논쟁들이 남아있다.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헌법과의 충돌 여부다. 헌법 제89조는 국무회의의 심의 사항으로 '검찰총장 임명'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일부 헌법학자는 헌법상 기관의 존폐는 헌법 개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여당은 공소청법에 ‘헌법상의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한다 ’는 단서 조항을 두면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판 진영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스스로 위헌 소지를 인정하는 것이며, 권력 입맛에 맞는 개혁을 위해 헌법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보완수사권 존폐 논란도 있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사실관계가 부족할 경우 검사가 직접 추가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노 직무대행은 보완수사권 존폐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는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검찰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보완수사권이 없어지면 사건 해결이 지연되고 수사 품질이 저하되어 결국 국민 피해로 직결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찰과 여당은 보완수사권이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며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중수청을 어느 부처 산하에 둘 것인지에 대한 논쟁 역시 개혁의 쟁점이었다. 법무부와 여권 일각에서는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어 사법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결국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것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이미 경찰과 국가수사본부가 있는 행안부 밑에 중수청까지 설치함으로써, 수사 권한이 한 부처에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는 검찰의 권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개혁이 단순히 권력의 주체와 장소만 바꿀 수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 공소청의 신설은 지난 77년간 이어져 온 한국 형사사법 체계의 전환을 의미한다. 개혁의 성공은 법안 통과만으로 담보되지 않는다. 새로운 권력 집중 방지, 보완수사권 논란 등에 대한 해법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국민 권익 보호를 최우선 삼아, 소모적인 논쟁을 넘어 실효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궁서연 기자 synamg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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