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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작심한 듯 ‘색깔론’을 꺼내 들고 있다.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정국 속에서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술적 노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E.N.D(엔드,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 이니셔티브’와 관련 “북한을 사실상 두 국가론을 바탕으로 해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며 “이건 중국몽을 넘어서 북한몽”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김정은은 ‘강력한 억제력, 즉 핵 무력을 중추로 한 힘에 의한 평화와 안전 보장 논리는 우리의 절대 불변한 입장이다’고 얘기했다. 이 대통령이 E.N.D 이니셔티브를 말한 시점에 딱 맞춰서 김정은은 핵 포기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결국 이 대통령이 말하는 E.N.D 이니셔티브라고 하는 것이, 김정은이 말하는 두 국가론 그리고 그 바탕 위에 이미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결국 그동안 북한에 퍼준 돈으로 북한이 핵 개발을 해왔는데 이 대통령이 거기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에 대한 대통령실 측 입장은 다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채널A 인터뷰에서 ‘비핵화 포기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비핵화 포기라는 건 절대 맞지 않는 말이다. 비핵화를 포기한 적도 없고, 포기할 생각도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 실장은 “비핵화는 한국의 목표이고, 한·미·일 공조에서 언제나 나오는 공동의 목표”라며 “대통령이 지금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엄중한 위기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자주 하는 말이 ‘이대로 가면 거의 매년 핵무기가 15~20개씩 늘어나지 않느냐.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있느냐’다”며 “우선 급히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중단시키는 거다.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중단시키고, 축소시키고, 폐기한다는 것이지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다는 건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비공개 환영 만찬에 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을 두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끌어들였다.
그는 “145개국 정상이 모인 만찬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 김혜경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 옆자리를 비워놓는 노쇼 망신 외교를 했다”며 “정말 중요한 외교 무대인 145개국 정상이 모인 만찬에 불참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꼿꼿하게 앉아 있는 것이 불편했던 것인가. 아니면 김정은에게 허락을 받지 못한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또한 “대북 관계에 대해서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쫓아가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기 바란다”며 “대북 송금 말고도 도대체 어떤 약점이 잡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대북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지, 왜 대한민국을 위협에 빠뜨리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난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을 두고도 “이 대통령은 UN 무대에서 사실상 북한의 두 국가론을 편들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25일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북 제재 공조에 함께 힘을 모으는 동맹국들 앞에서 흡수통일도, 일체의 적대적 행위도 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국제 공조 강화를 위한 외교적 메시지였다”며 “그런데도 이를 두고 ‘북한 두 국가론 편들기’라며 색깔론을 들이대는 것은 냉전 시대식 정치 선동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익을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국가 지도자를 향해 막말을 퍼붓는 모습은 국민의힘의 정치 수준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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