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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혁명은 기존체제를 단시간에 완전히 뒤엎는 것이지만, 개혁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신뢰를 배반하지 않는 확고한 개혁 의지, 저항세력의 공격에 흔들리지 않는 단일 대오, 개혁 완수를 위한 효과적 전략·전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란청산, 검찰·사법개혁도 마찬가지다. 개혁 주도세력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 개혁 열망을 한 순간도 저버리지 않고, 저항세력에 단호히 맞서는 의지를 꿋꿋이 지켜가며, 최적의 개혁 시기와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내란청산, 검찰·사법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혁에 있어 시기와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개혁이 느슨해지면 방향타를 잃게 되고, 과도하게 밀어붙이면 역반응이 발생한다. 역사에 늘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은 개혁과제의 속도를 늦출 이유도 여유도 없다. 국민은 윤석열 정권 3년간 무너진 민주주의 질서의 회복을 갈망하고 있다. 연이어 터져 나오는 윤석열·김건희 일당의 국정농단·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국민의 폭발적 분노는 개혁 추진의 큰 원동력이다. 개혁 추진에 머뭇거리거나 시간을 끌면, 저항세력의 역풍만 맞을 뿐이다.
개혁에 있어 가장 큰 적(敵)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 외부의 적은 눈에 보이지만, 내부의 적은 수면 아래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위협과 저항은 방어할 수 있지만, 내부의 적은 끊임없이 내부 갈등을 유발시키며, 결국 개혁을 좌초시킨다.
‘내란청산’ ‘검찰·사법개혁’에 있어 외부의 적은 명확하다. 바로 국민의힘 내 극우세력과 아직도 윤석열을 추종하는 아스팔트 극우집단이다.
그들은 ‘내란청산’을 ‘정치보복’이라 호도하고, ‘사법개혁’을 ‘헌정문란’이라고 뒤집어씌운다. ‘개혁의 칼날’을 ‘망나니 칼춤’이라 왜곡하고, 정부의 일거수일투족에 ‘빨간색’을 들이댄다.
내부의 적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개혁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개혁에 나서지 않는 자, 개혁세력을 급진파로 몰아가는 자, 바로 그들이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비롯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윤석열의 잔재를 뿌리 뽑고, 개혁의 불씨를 살려 나갈 사명을 부여받았음에도 개혁에 머뭇거리며 권력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 수석은 지난 6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지귀연 판사가 내란의 수괴를 풀어줘서 거리를 활보하게 한 것도 저는 지금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아니, 왜 풀어줬을까? 그래서 이런 비정상적인 사법부의 행위에 대해서 굉장히 저는 파헤쳐야 되고 진상이 드러나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방법은 좀 지혜로웠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납득하고 좋아하는 방식”이라며 “지금 마치 무슨 복수하고 보복하듯이 보여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은 아니다. 정의롭다고 해서 늘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놓았다.
또한 “개혁을 안 할 수는 없다. 나라를 계속 바꿔나가야 되기 때문에”라면서도 “국민의 사랑을 받고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개혁의 접근 방식에 개선이 좀 있어야겠다 하는 생각은 좀 하고 있다. 좀 시끄럽지 않게 하는 방식 이런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수석의 말을 풀어보면, 적당한 타협, 봉합식 개혁을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우 수석은 그러면서 “저는 지금 민주당의 입장과 지금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그 취지는 전부 다 동의를 한다. 그런데 가끔 속도라든가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느냐”라며 빠른 내란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었다.
12.3 내란세력들이 여전히 정부 곳곳에 포진하고 있고, 검찰·사법개혁에 저항하는 집단의 세력 또한 건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을 서두르지 말자’는 우 수석의 발언은 ‘개혁하지 말자’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지 않다. 개혁 저항 세력이 ‘정치보복’ ‘헌정문란’이라고 주장하는 맥락과 무엇이 다른가.
우 수석의 발언은 신중함이 아니라 비겁함이며, 속도 조절이 아니라 개혁을 포기하자는 선언과 같다.
개혁의 핵심 축이 돼야 할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안부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서도 개혁의 머뭇거림이 엿보인다.
검찰조직은 보완수사권을 들이밀며 검찰개혁에 노골적인 반기를 들고 있고, 12·3 쿠데타 세력의 처벌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반동(反動)이 느껴진다.
민주당 개혁 주도세력이 싸워야 할 상대는 ‘국민의힘과 극우세력’만이 아니다. 속도 조절을 내세우며 권력에 안주하려는 내부의 적과의 싸움이 더 크다. 지금은 머뭇거리지 않고 정면 돌파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우 수석과 3명의 장관에게도 분명히 말한다. 개혁 완수를 위해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장수가 되기를 바란다. 국민은 권력과 안락함에 취해 성안에 안주하는 영주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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