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두 달 앞둔 육군 병장 숨진 채 발견… ‘가혹행위 의혹’ 군·경 합동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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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열외로 힘들다” 문자 남겨… 유족, 직권남용·협박 혐의 고소장 제출
군복 입은 채 연고 없는 진안서 발견… 부대 내 따돌림 정황 수사 확대
군 “의혹 사실로 확인 시 엄정 조치”… 폐쇄적 병영문화 재조명될 듯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10-12 17:19:19

전역을 불과 두 달 앞둔 육군 병장이 부대 내 가혹행위를 호소한 뒤 숨진 채 발견돼 군과 경찰이 합동 수사에 나섰다. 유족은 부대 간부의 직권남용과 협박 등을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군 내 집단 따돌림(‘기수열외’)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진상 규명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12일 “숨진 A(21) 병장이 근무했던 부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직권남용 및 협박 혐의 고소장이 최근 육군수사단에 접수됐다”며 “군과 사건 이송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A 병장은 전북 임실군의 한 육군 부대 소속으로, 지난달 18일 오전 5시쯤 진안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는 군복을 입은 상태였으며, 진안군에는 연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에 따라 단순 변사 사건을 넘어 군 내부 문제와의 연관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A 병장은 사망 직전 주변 지인들에게 “부대 생활이 너무 힘들다”, “기수열외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와 협박, 조직적인 따돌림이 있었다”며 부대 간부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전북경찰청은 “고소장에 담긴 내용이 부대 내에서 발생한 사안인 만큼 육군수사단과 협조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건이 경찰로 이송될 경우 관련자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군 당국은 A 병장이 부대 내에서 집단 따돌림이나 가혹행위, 부당한 근무 지시 등을 겪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군 기간요원(군무원·간부 등)의 관여 여부와 A 병장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통신기록, 내부 인사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군 내 ‘기강 해이’와 ‘폐쇄적 문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해, 군 인권 실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유족 측은 “아들이 제대를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난 이유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군 당국은 “사망 원인과 경위에 대해 민·군 합동으로 조사 중이며, 유족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 대해 엄정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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