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19º
습도 75%
강릉 15º
습도 95%
광주 22º
습도 85%
 뉴욕 증시의 향배가 전 ...'))
이번 주(13일~17일, 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증시의 향배가 전 세계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주요 경제지표 공개 지연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은 ‘깜깜이 장세’ 속에서 경기 흐름을 가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셧다운에 따른 통계청 및 상무부 산하 센서스국의 업무 일부 중단으로 핵심 지표의 발표 일정이 꼬인 가운데 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의 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만 예외적으로 본래 일정에 따른다. 노동통계국(BLS)이 “CPI는 사회보장국의 연금과 복지 지급 계산에 꼭 필요한 자료라서 예정됐던 15일(수요일) 오전 8시30분에 나온다”고 밝혔으나 상무부 관할의 소매 판매·주택 착공·건설 허가 등 관련 수치는 셧다운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렸다. 이런 ‘통계의 공백’ 속에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베이지북’(Beige Book)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베이지북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각 지역의 기업·고용·소비 동향을 실시간 조사해 취합한 경기체감 보고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 정책을 논의할 때의 핵심 참고자료다. 베이지색 표지를 사용해 별칭 ‘베이지북’으로 통한다. 이번 베이지북이 15일 오후 2시(미 동부 시간) 나오면 시장은 최근 소비·고용 둔화 신호 속에서 지역별 체감경기의 온도를 가늠할 것이다.
고조된 국제 정치적 불확실성 또한 주요 판단 기준이다.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11월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추가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그는 이달 말 한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를 계기로 성사될 듯 싶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취소하고 대중국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고를 날리더니 이날 보복성 추가 관세 부과를 전격 발표했다. 동시에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의 (대중국) 수출 통제 시행”도 강조했다.
미국으로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뼈아픈 대목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그들이 분명 몇 년 전부터 계획한 것” “국제 무역에서 전혀 들어 본 적 없는 일” “도덕적 수치”라며 목소리 높이기도 했다. 현재 평균 55% 수준인 대중국 관세가 155% 수준으로 치솟는 셈이니 사실상 양국 간 무역 단절에 가까운 조치다. 트럼프 발언 직후 나스닥지수 -3.56%, S&P500지수 –2.71% 등 급락을 보이는 등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에 투자자들이 과연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늘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드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타코 트레이드(거래)’란 5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로버트 암스트롱 칼럼에서 처음 등장한 신조어다. 위협적인 언사로 시장을 흔들지만 결국 방침의 철회 내지 완화 양상을 보여 온 트럼프의 행동 패턴에 착안한 ‘단기 급락 시 저가 매수 전략’을 가리킨다. 이런 흐름이 강해질 경우 불확실성이 고조돼도 트럼프의 엄포를 ‘또 다른 협상 전술일 가능성’으로 보며 시장은 결국 그의 ‘번복’을 전제로 움직일 수 있다.
본격 개시될 기업 실적 공개 일정 역시 눈길을 끈다. 14일(화) 씨티그룹·골드만삭스·웰스파고·JP모건체이스·블랙록를 비롯해, 15일 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BofA)·시티즌파이낸셜·프로로지스, 16일 찰스 슈바프·뱅크오브뉴욕멜론 등이 차례로 실적을 내놓는다. 마지막 거래일인 17일엔 스테이트스트리트·아메리칸익스프레스 순서가 기다린다. 은행주 실적이란 소비자 지출·대출 수요를 보여주는 가늠자로 여겨지기에, 시장은 이들의 수익 구조와 대손충당금 비중을 꼼꼼이 분석하게 될 것이다.
11일자 로이터가 투자자들 판단 시 기업 실적의 중요도를 상세히 보도했다. 매슈 미스킨(매뉴라이프 존핸콕 인베스트먼츠) 공동 수석전략가와 BCA리서치의 아이린 턴켈 미 주식 수석애널리스트 논평이 대표적이다. ‘주가 향방의 기본적 결정 요인은 기업 실적’ ‘변동성 속에서 기초체력이 유지되는지를 가늠할 분기점이 이번 시즌’이라고 본 입장이다. 특히 턴켈은 “은행 실적이야말로 미국 경제를 들여다보는 창(窓)”이라며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안정적 고수치이면서 대출 수요가 살아 있다면 경기 침체 우려는 한층 완화될 것”으로 짚었다.
벨리펀드의 공동 최고투자책입자(CIO) 그리스 마랑기도 “실적이 꾸준히 탄탄하고 금리가 완만 하락세인 현황”에 낙관적 입장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연준 인사들 발언과 은행 실적, 베이지북이 제시할 경기 단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금융가에선 ‘이번 주엔 통계보다 기업실적에 대한 심리가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이번 주 연준 인사들의 공식 발언 기회도 기대를 모은다. 14일 파월 의장이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례회의 때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한다. 같은 날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두 차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가 각각 강연에 나선다. CPI 및 베이지북이 모습을 드러낼 15일, 월러 이사·스티븐 I. 미런 이사·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의 발언이 예고돼 있다. 16일엔 보먼·월러·미런·마이클 바(연준 이사)와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단에 서며, 17일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주간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