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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사가 안고 있는 대출부실이 가계와 기업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겉으로는 전체 부실채권비율이 낮아졌지만 실제로는 비주택담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실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질적 리스크’가 가계 쪽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이 25일 발표한 ‘2025년 9월 말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에 따르면, 가계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67%로 3개월 전인 2025년 6월 말(0.61%)보다 0.0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1.20%에서 1.13%로 0.07%p 낮아져, 가계와 기업의 부실 흐름이 정반대로 갈라지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가계대출 안에서도 부실 확대의 중심은 비주택담보 대출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부실비율은 0.28%로 0.01%p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신용·카드론·사업자대출 등을 포함하는 비주택담보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2.09%에서 2.50%로 0.41%p나 뛰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비주택 가계부실이 주택담보 부실의 8배가 넘는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금리 부담과 경기 둔화의 충격이 자영업자·소상공인, 다중채무자 등 취약 차주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대로 기업 쪽에서는 부실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회사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올해 9월 말 1.13%로, 3개월 전 1.20%에 비해 0.07%p 낮아졌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부실비율은 같은 기간 1.33%에서 1.17%로 0.16%p 떨어져 개선 폭이 더 컸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속에서도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상환 여력 관리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기업대출은 개별 차주의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대기업대출 부실비율은 0.71%에서 0.72%로 0.01%p 소폭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특정 유통 대기업 대출이 올해 2분기부터 연체·부실로 분류된 영향이 통계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대형 차주 위주의 집중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체 수치만 보면 보험사 대출부실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올해 9월 말 기준 보험회사 전체 부실채권비율은 0.98%로 6월 말(1.00%)보다 0.02%p 낮아졌고, 부실채권 잔액도 1조9490억 원에서 1조8690억 원으로 줄었다는 것이 요지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부실 축소의 상당 부분이 기업, 특히 중소기업대출에서 나오고 있고, 그 사이 가계부실은 비주택담보를 중심으로 누적되는 ‘질적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3분기 연체·부실비율이 소폭 개선된 점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경기 회복 지연과 고금리 장기화 시 가계, 특히 비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다시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에 가계·기업을 구분한 정교한 리스크 관리와 충당금 확충, 비주택 가계·취약업종 쏠림 점검, 중소기업 현금흐름·차환 위험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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