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설 명절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맞는 첫 명절이다. 이를 반영한 듯 유통업계는 5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의 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설 선물세트 특징으로는 각종 사회적 이슈 등이 반영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정유년 설 명절을 맞아 선물세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유통가에서 ‘시대와 세태’를 담은 선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후 맞이하게 된 첫 명절인 만큼 5만원을 넘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1인가구’, ‘가성비소비’,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등 최근 사회적 이슈를 담은 선물세트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금란(金卵) 된 계란(鷄卵)…50년만에 부활한 ‘달걀선물세트’ 귀한 대접 톡톡
1960년대 명절선물세트로 각광받은 계란이 선물세트로 다시 태어났다. 설탕·조미료 등 생활선물세트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계란이 AI파동으로 인한 공급량이 감소되면서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선물세트는 10개입 3개로 구성됐다. GS 측은 AI 청정지역인 경북 봉화·산청, 전남 논산 등에서 공수한 계란들이라고 강조했다. 이곳 관계자는 “명절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재료 중 하나인 계란을 명절 선물로 기획했다”고 전했다.
▲ 1960년대 명절 선물세트로 각광받던 계란이 자취를 감춘 후 50년만에 다시 부활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인해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명절 선물세트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사진은 GS슈퍼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계란 선물세트 ⓒ스카이데일리
실세 일선 매장에서 만난 판매점원과 고객들은 호기심을 끈 것은 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실구매까지 이어지게 한 배경에는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했다.
GS슈퍼마켓 낙성대점에서 근무하는 백정자(51·여) 씨는 “계란이 선물세트로 등장하자 고객들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듯하다”며 “단순한 관심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구매로도 이어지는 편이다”고 소개했다.
고객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실용성이 높인 선물세트라고 호평했다. 명절기간 특히 수요가 높은 계란이 품귀현상을 빚음에 따라 명절선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또 고령의 소비자들은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손미순(36·여) 씨는 “계란이 비싸고 귀하다보니 선물세트로도 출시된 듯 하다”며 “명절음식을 준비하다보면 전 등을 부쳐야 해 소비가 많아지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적절한 선물이다”고 말했다.
유필순(68·여) 씨는 “어렸을 때 계란 한 꾸러미(계란 10알 묶음)를 들고 차례를 지내기 위해 집에 오시던 작은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역시 흔한 것보다 귀한 것이 선물이 되는 것 같다. 그 때나 지금이나 모두 계란이 귀한 상황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 단일 품목이 아닌 다품목을 한데 모은 상품들도 인기다. 이른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율)를 중시하는 소비풍토를 반영한 제품구성이다. 사진은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과와 차(茶)’ 세트(왼쪽), 롯데마트에서 판매 중인 ‘곶감과 견과류’ 세트 ⓒ스카이데일리
대세로 떠오른 1·2인 소형가구…‘가성비’ 앞세운 콜라보 선물세트 인기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을 중요시하는 소비풍토와 1인 가구 증가를 겨냥한 실속형 선물세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단일 품목이 아닌 다품목을 한데 모음으로써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제품들이다.
‘한과와 차를 결합한 선물세트’, ‘곶감과 견과류를 결합한 선물세트’ 등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낱개구성일 경우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을 양이지만 다양한 품목을 조금씩 담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
롯데마트 구로점에서 명절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박옥화(46·여) 씨는 “한 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보다 다양한 품목이 소량으로 구성돼 있는 선물세트가 더 실용적이다”며 “하나의 선물세트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이 콜라보레이션 선물세트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점에서 만난 김다정(가명·33·여) 씨는 “한 가지 품목이 대량으로 들어있는 선물세트를 받으면 명절 이후 처치가 곤란하다”며 “이번 설 명절에는 회사와 가족들에게 좀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선물세트를 구매해 선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마트의 경우 PB상품인 피코크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가정간편식을 명절에 맞게 구성해 1~2인 가구들 공략에 나선 것이다. 사진은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피코크 선물세트 ⓒ스카이데일리
이마트의 경우 인기 가정간편식 PB상품인 피코크제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인기 가정간편식 PB상품인 피코크를 명절에 맞게 구성해 1~2인 가구들 공략에 나선 것이다. 판매원 최현숙(45·여) 씨는 “피코크와 같은 간소화된 PB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설 선물세트로도 잘 팔리는 편”이라 전했다.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만난 최진수(26·남) 씨는 “아무래도 혼자 자취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이 같은 제품을 선물 받으면 유용할 것 같다”며 “잘 쓰지 않는 식용유 대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가격부담도 크지 않아 비슷한 처지의 주변에 선물할 의향도 있다”며 “특히 사정상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지인들에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 장기 불황 등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1인 가구 증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제품들을 많이 찾는 추세다”라며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 특성 상 이번 설 선물세트에도 이 같은 세태가 십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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