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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818>]-휴맥스

1세대 벤처신화 휴맥스 블랙리스트·강제퇴직 잡음

희망퇴직 명분 직원 내쫒기에 직원들 분통…“회사 사정 좋은데 왜”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6-08 00: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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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MP3’ 열풍의 주역인 ‘아이리버’, 휴대폰 브랜드 ‘SKY’로 유명한 ‘팬택’, 일촌맺기·파도타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싸이월드’ 등은 모두 국내 IT업계를 주름 잡던 1세대 벤처기업들이다. 공교롭게도 1세대 벤처기업들 대부분은 경영난으로 타 기업에 인수되거나 회생절차를 밟는 등 몰락의 길을 걸었다. 물론 모두 같은 길을 걷진 않았다. 꿋꿋하게 살아남아 여전히 ‘벤처 1세대’ 신화를 이어가는 기업도 존재한다. 휴맥스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휴맥스의 명성이 크게 흔들려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휴맥스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강제퇴직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팬택의 길을 걷고 있다”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벤처 1세대’로 유명한 휴맥스를 둘러싼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취재했다.

▲ 휴맥스가 최근 단행한 희망퇴직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원치 않는 퇴사를 강요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휴맥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1세대 벤처기업’으로 불리는 휴맥스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휴맥스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코드에 맞춰 산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친노동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휴맥스는 1989년 설립된 기업으로 디지털 셋톱박스와 자동차 전장장치 제조·판매 등이 주력 사업이다. 벤처 1세대 기업 중 최초로 창업 21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기업이기도 하다.
 
“희망퇴직 가면 쓴 강제 내쫒기다…치사해서 떠난다 vs 끝까지 싸우겠다”
 
휴맥스 내부 직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휴맥스 사측은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 시행 공고’ 메일을 발송했다. 전 직원이 희망퇴직 대상자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실제로 희망퇴직 시행 공고 후 전 직원은 사업부장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그 중에서 일부 직원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퇴사압박을 받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희망퇴직을 통보받은 직원들은 당혹감과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상 기준이 모호하며 객관성마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희망퇴직을 강요받았다는 한 직원은 사측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휴맥스 소속 한 직원은 “희망퇴직을 통보받은 사람들 중 개발자 같은 필수 인력뿐 아니라 경력이 오래돼 주변으로부터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은 인물도 존재한다”며 “퇴직을 원치 않는데도 업무에서 배제시키거나 메일을 보내 퇴직원 제출을 강요하는 등 사실상 회사에서 강제로 내보내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휴맥스 직원들은 희망퇴직 이후 카카오톡 오픈채팅 방을 통해 서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휴맥스 카카오톡 오픈채팅 캡쳐화면]
 
일부 직원들은 회사 측의 이러한 태도에 실망해 스스로 사직을 택한 직원들도 존재했다. 반대로 부당한 퇴직 요구에 맞서 회사 측과 맞서는 직원들도 존재한다. 한 휴맥스 직원은 “우선은 버텨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사나 변호사 등 주변에 법을 잘 알법한 분들에게 회사의 부당한 대처에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 조언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그냥 윗사람 입맛대로 선정된 것처럼 희망퇴직 대상자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휴맥스 내부 직원들의 주장에 따르면 퇴직을 강요받고 있는 직원 수는 약 30~50명 정도로 추산된다. 휴맥스 직원들이 오픈채팅방을 통해 희망퇴직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면서 도출된 결론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현 상황 자체에 심각한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설립을 통해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위기라더니 실적 흑자전환, 신입사원 채용…앞뒤 다른 행태에 직원들 분통
 
일부 직원들은 이번 구조조정을 ‘벤처 1세대’라는 화려한 명성에 재를 뿌리는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직 현실화 되지도 않은 회사의 위기를 이유 삼아 직원들을 내쫒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휴맥스 직원들은 실적이 오르고 신입사원 채용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어 가며 굳이 강제퇴직을 종용하는 이유에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금감원에 따르면 휴맥스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적자 역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환율 불안정, 메모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대외환경 변화가 주된 이유였다.
 
휴맥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조6116억원, 영업이익 80억원, 당기순손실 317억원 등이었다. 올 1분기 실적은 매출액 4471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56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휴맥스 직원들은 강제퇴직을 종용하는 회사의 결정을 두고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직원은 “회사가 어려워서 사람들을 내보내면서 신입사원을 뽑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어떤 부서의 경우 퇴사를 원하는데도 희망퇴직을 받아주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회사가 어려워서 사람들을 내보내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데일리는 희망퇴직을 가장한 강제퇴직 논란에 대한 휴맥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질 않았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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