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대표가 이끄는 삼성증권이 순항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 자산관리(WM)·퇴직연금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며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2위로 우뚝 섰다. WM·퇴직연금은 연초부터 삼성증권이 집중적으로 공략한 사업인 만큼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WM 부문에선 ‘슈퍼리치’를 빠르게 흡수하며 성장세를 키웠다. WM·연금 중심 전략은 증시 둔화 속 빛을 더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카이데일리가 26일 삼성증권 분기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삼성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5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5552억 원) 대비 35.3% 불어난 규모다.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1조416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순이익이 컸다. 3분기만 놓고 보면 240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9.1%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1.5%에서 14.5%로 3.0%p 올라갔다.
호실적은 주력 사업인 WM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WM·브로커리지(주식 중개) 등을 담은 위탁매매 부문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5407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804억 원) 12.6% 늘어났다. 위탁매매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 사업이 비교적 부진한 성적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WM 사업이 위탁매매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측된다.
수수료 수익만 봐도 알 수 있다. 삼성증권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수탁 수수료 수익은 3분기 누적 3001억 원으로 1년 전(3000억 원) 대비 둔화세를 보였으나 WM 수수료 수익은 211억 원에서 302억 원으로 43.3% 늘어났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WM 수수료 수익이 미래에셋증권·하나증권에 이어 3위였으나 3분기 현재 하나증권(286억 원)을 밀어내고 업계 2위로 안착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성과다. 삼성증권은 연초부터 박종문 대표 지휘 아래 WM 부문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1월 1000억 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지점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개소하며 전통·신흥부유층을 끌어들였다. 6월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MZ세대 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는 ‘영앤글로벌영업팀’을 신설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했다.
효과는 상당했다. 9월 말 기준 리테일 고객자산은 312조8000억 원으로 1년 전(287조 원)보다 25조 원 이상 늘어났다. 자산 1억 원 이상 고객(HNWI) 수도 23만1000명에서 26명으로 3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30억 원 이상 자산가 고객으로 한정하면 4500명인데 이는 2년 전(2500명)보다 2000명 많고 증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패밀리오피스 고객도 100개 가문을 넘겼다.
퇴직연금 사업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신탁 규모는 9월 말 기준 12조5743억 원으로 1년 전(10조2420억 원)보다 22.7% 늘어났다. 운용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개인퇴직계좌(IRP)에서 1조317억·1조2507억 원 유입된 게 눈길을 끌었다. 퇴직연금신탁에서 3591억 원의 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2438억 원) 대비 47.3% 큰 규모였다.
퇴직연금 서비스를 적극 제공한 게 주효했다. 삼성증권은 운용·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인 ‘다이렉트 IRP’와 가입 서류 작성 및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를 출시하며 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MTS에서 연금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에 맞춰 퇴직연금 관리의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캠페인 ‘바꾸는 게 답입니다’를 선보이기도 했다. 퇴직연금 이전 고객을 끌어당겨 연금 규모를 키우려는 의도다. 삼성증권의 원리금 비보장 1년 수익률은 DC형 13.31%, IRP 13.85%로 상위권이다.
WM·퇴직연금 전략을 앞세운 삼성증권의 하반기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57.7% 큰 1조1676억 원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건 2021년(1조3087억 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4분기 순이익을 25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거두면 창사 처음으로 순이익 ‘1조 클럽’ 달성도 가능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초부유층 자산관리 시장과 은퇴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며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출시를 통해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대중부유층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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