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베네치아, 53년 만에 최악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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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이후 조수 수위 최고…도시 대부분 침수

임보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1-14 17:49:02

▲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12일(현지시간)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산마르코 광장이 바닷물에 잠겨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아이를 업고 물을 헤치며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탈리아 북부의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도시 일부가 침수되면서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ANSA·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이날 오후 기준으로 최대 187cm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는 194cm에 달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조수의 급상승으로 인해 전체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운송업체 ACTV는 홍수 때문에 모든 교통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트위터에 “베네치아가 (수해에) 무릎을 꿇었다”면서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말했다.

브루냐로 시장은 “피해 규모가 수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州)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도 “과장이 아니다.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다.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라면서 “우리는 종말론적인 완전한 파괴에 직면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베네치아 의회는 중앙정부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ANSA통신은 전했다. 도시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찼다.

9세기에 세워진 이후 1200여 년간 단 5번만 침수된 산마르코대성당은 이날 바닷물이 들어차 1m 이상 침수되면서 6번째 침수를 기록하게 됐다.

마르코(마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지하실도 침수됐다. AP통신은 “대성당 지하가 침수된 것은 역사상 이번이 두 번째”라고 전했다.

베네치아의 프란체스코 모랄리아 주교는 “과거에 이 정도의 재난을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산마르코대성당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바다를 낀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 상승 현상으로 정기적으로 물에 잠긴다.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하지만 120㎝를 넘어가면 도시 기능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수위가 110㎝를 초과하면 베네치아 섬의 약 12%가 침수되며, 140㎝를 넘어서면 절반 이상인 59%가 물에 잠긴다고 한다.

1966년 조수 수위가 194㎝까지 치솟으면서 큰 홍수 피해를 겪었고 1986년과 지난해 10월에도 156㎝까지 수위가 상승하면서 도시의 약 75%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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