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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칼럼

송영길에게서 견훤의 운명이 보인다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5-05 00: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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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우 차장(정치·사회부)
국내 대하사극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태조 왕건’이라는 작품을 기억하는 이들이 꽤 많을 것이다. 기성세대는 물론이거니와 MZ세대들도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주말저녁 TV 앞에 앉아 태조 왕건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200회나 되는 이 작품은 후삼국 시대의 도래부터 통일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화려한 고려와 후백제 간의 전투, 정치적 갈등, 등장인물 등의 사랑 이야기 등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었지만 많은 이들에게 회상되는 부분은 후백제의 건국자인 견훤이 고려로 망명하는 대목일 것이다.
 
장남에게 왕의 자리를 빼앗기고 금산사에 연금된 견훤이 우여곡절 끝에 백제를 탈출해 당시 고려의 영향력에 있던 나주로 향해 망명 의사를 밝혔다. 왕건은 견훤을 ‘상보’로 극진히 모셨다고 한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아무리 노쇄했다고는 하나 견훤과 같은 창업군주가 한 순간에 무력화된 점이다.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후백제를 이끌었던 군주가 자신의 목을 노리던 왕건에게 투항하고 자신이 세웠던 나라를 무너뜨리데 일조한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겠지만 국가를 운영하는 주요 관료들이 비견훤파라는 구심점으로 뭉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지 않을까 싶다. 아들들을 중심으로 주요 대신들이 반기를 들었지만 견훤을 지켜줄만한 대신들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견훤의 상황이 마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와 같은 모양새다. 4기 민주정부를 완성하겠다는 포부로 당차게 당권을 거머쥐었으나 정작 주변에는 자신의 편이 많이 없는 실정이다. 송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어갈 윤호중 원내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들은 친문재인계 인사들이다.
 
이들은 첫 최고위원회 회의 때부터 결이 다른 메시지를 냈다. 송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를 더 강화하겠다. 국민소통을 강화해서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심 수용과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김용민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들께서는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하게 해 주셨고 그 뜻이 민주당의 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명령이다”며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어떤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재보선 패배 이후 대두되는 쇄신론을 겨냥한 것이다.
 
송 대표가 고(故)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것에 대한 강성당원의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의 묘역 방문 이후 “이승만 대통령께선 3·1독립운동을 주도하셨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하신 점을 기억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묘역 방문 이후에는 “박정희 대통령께서 자주국방, 미사일 개발 사업들을 선도해서 그나마 우리 국방력이 튼튼해졌고 공업입국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성당원들은 “박정희의 헌신을 기억한다니 야당 대표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권위, 권력이 없는 지도자의 끝은 허망하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준다. 친문 일색 속에서 송 대표도 그 역시의 공식에 포함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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