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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탈원자력발전 정책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무모한 정책인지 여실히 드러났다. 현 정부 출범 이후 2019년까지 탈원전 정책이 실행된 3년 동안 원자력산업 매출이 7조원 가까이 줄고, 전문 인력은 17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작성한 ‘2019년도 원자력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원자력산업 매출액은 20조7317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27조4513억원에 비해 6조7196억원(약 25%)이 급감한 액수다.
2020년까지를 포함하면 원전산업 매출액은 더 많이 줄었을 게 분명하다. 해마다 평균 8% 감소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동안 30%가 축소된 것으로 추산된다. 실태조사에 응한 597개 원자력발전·공급 업체와 연구·공급 기관의 78%가 매출 악화를 우려한 게 뒷받침한다.
탈원전 정책은 수출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같은 기간 원전 수출은 1억2641만달러에서 2144만달러로 83%나 대폭 쪼그라졌다. 더 큰 문제는 산업경쟁력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대거 이탈이다. 원전산업 전체 인력은 2016년 3만7232명에서 2019년 3만5469명으로 감소했다.
더욱 안타까운 건 원전이 사양 산업으로 비치면서 미래 인력인 원자력 전공 대학생은 2017년 3095명에서 지난해 3월 2190명으로 대폭 줄었다는 점이다. 숙련된 고급 인력의 사장에 이은 미래 인력 급감은 원전산업의 앞날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이처럼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업계는 고사 위기에 몰렸다.
과학기술을 부정하고 이념에 매몰돼 오기로 밀어붙인 탈원전 정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산업을 얼마나 초토화시켰는지 구체적 수치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세계 최초로 소형모듈원자로(SMR) 노형 중 하나인 ‘SMART’의 표준설계 인가를 따냈으면서도 탈원전 정책에 발목이 잡힌 사이 경쟁국들에 추월당하고 있다. 최근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SMR 일종인 중형 나트륨 원자로 건설을 위해 의기투합했고, 중국·러시아·일본·프랑스도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게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현 정부는 원전 7기에 대한 조기 폐쇄·건설 보류·사업 중단 등을 밀어붙이기 위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기도 했다. 국익을 해치는 범죄행위이건만 검찰 수사마저 인사전횡을 통해 무력화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건설해 주겠다고 제안하는 이해 못할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는 왜곡된 인식에 근거한 ‘졸속 탈원전’ 정책을 이제라도 멈춰야 한다. 예컨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경주 지진을 이유로 국내 원전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국내 원전의 비계획 정지율(돌발정지)은 0.13으로 미국(0.8), 러시아(0.8), 프랑스(2.6)와 비교해도 세계 최고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경제성만 따져도 전원별 전력 생산단가는 ㎾h당 원전이 48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은 169원, 풍력은 109원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확대될 신재생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으로만 구성하면 평소 15% 안팎인 전력 예비율이 6.4%까지 떨어져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한 에너지경제연구원 같은 국책 기관의 우려를 직시, 이상론에 치우친 에너지 정책의 사각지대를 직시해야 한다. 탈원전 정책의 잘못된 궤도를 시급히 돌려놓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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