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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산업안전 희망 대한민국(中-유통·물류업)

“근로자 안전이 곧 고객만족”…쿠팡發 악재가 억울한 택배사들

코로나 여파로 지난해 택배 물량 34억개…전년 比 21%↑

별도 관리자 두고 작업 시작부터 퇴근까지 안전 또 안전

“사고 이후엔 모든 게 허사…철저한 예방 역량 쏟을 것”

윤승준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7-19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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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통합물류협회의 ‘2020년 국내 택배시장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33억7373만개로 전년(27억8980만개)과 비교해 20.9% 늘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복합물류 B동 한진택배 물류센터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부장|강주현·이창현·윤승준 기자]
그야말로 택배 전성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택배 물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의 ‘2020년 국내 택배시장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33억7373만개로 전년(27억8980만개)과 비교해 20.9% 늘었다. 물량 규모, 증감률 모두 역대 최대치다.
 
늘어난 택배물량 만큼 근로자들의 안전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쿠팡 등으로부터 비롯된 근로자들의 열악한 처우 논란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형 물류회사들을 중심으로 택배 근로자들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에 위치한 한진택배 물류센터를 방문해 직접 일하며 안전 관리실태를 확인했다.
 
오명 휩싸인 택배 상·하차, 작업 시작부터 퇴근 직전까지 안전 또 안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중순의 평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복합물류 앞에 도착했다. A동부터 F동까지의 거대한 물류센터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배송물품을 가득 실은 트럭들 사이를 뚫고 한진택배가 있는 B동으로 향했다. 인력사무를 담당하는 T하청업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인원등록 장소로 갔다. 근로계약서를 적었다. 탈의실에 들어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휴게실에서 대기했다.
 
30분 뒤 이날 근무할 여러 명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1층 사업장 앞 안전수칙 현수막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관리책임자가 총 10가지의 현장 안전수칙을 하나씩 외쳤다. 코로나 영향으로 근로자들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못한 채 속으로 따라했다. 관리책임자는 “일을 빨리 하는 것보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함께 야간 작업현장인 4층으로 이동했다. 상차, 하차, 분류 등 업무를 나눠서 팀을 꾸렸다. 다른 근로자 2명과 함께 상차 작업을 하게 됐다. 상차 작업이란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오는 배송물품을 트럭에 실어 넣는 작업이다. 작업 장소로 향했다. 가는 길마다 안전보건 표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넘어짐 주의’, ‘추락 주의’ 등 문구는 다양했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집중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장소라는 것과 한진택배가 근로자들의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들은 사업장 내 위험한 장소나 시설물 전반에 안전보건 표지를 잘 보이도록 설치·부착했다. 관리책임자는 작업 현장으로 이동하는 내내 안전보건 표지를 가리키며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 한진택배는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노동자 안전교육과 위험표시물 부착, 휴게실 제공, 관리감독자 안전감시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있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작업 전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위험표시물 설치, 컨베이어 벨트를 수리하는 관리작업자의 모습, 근로자들의 휴게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작업장에 도착했다. 관리책임자는 택배 상차 작업이 처음인 근로자들에게 일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을 전달했다. 안전강조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안전관리자는 “무거운 상자를 무리하게 들지 말고 느리더라도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해 옮겨야 한다”며 작업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일의 효율성보다 근로자의 안전에 신경 쓰는 모양새였다. 특히 컨베이어 벨트를 넘어가는 행위는 절대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사수 역할을 해줄 근로자와 함께 한 구역을 맡아 택배 상차 작업을 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오는 택배물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뒤 트럭에 담는 일이었다. 게임 ‘테트리스’를 하듯이 상자를 차곡차곡 담았다. 상당히 고된 작업이라 요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고 무거운 상자를 아래에 쌓고 작고 가벼운 상자를 위로 쌓았다.
 
주간에 작업했다면 어렵지 않았겠지만 야간이라 밀려오는 피로감이 상당했다. 이런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관리책임자는 “힘들면 중간에 쉬어도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 눈치 보였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자율적으로 흡연을 하거나 물을 마시러 작업장을 잠시 떠났다. 식수대는 작업장 여럿 곳에 설치돼 있었다.
 
관리책임자는 1명 당 컨베이어 벨트 6개 정도를 책임졌다. 작업장을 돌아다니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켜지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택배물품을 트럭 안으로 옮기던 중 관리책임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상자를 너무 높이 쌓았다는 이유였다. 상자가 중심을 잃고 무너질 경우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느덧 시계는 오전 0시 30분을 가리켰다. 식사시간이었다. 관리책임자는 새벽 2시까지 쉬고 작업장으로 다시 모이라고 전했다. 구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오랜만에 휴대폰을 봤다. 작업장에선 안전상의 이유로 소지는 하되 사용은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휴게실로 이동했다. 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새벽 2시가 되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전반부와 똑같은 상차 작업이었다. 작업하던 도중 택배물품 중 하나가 컨베이어 벨트에 걸렸다. 작은 사고였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당황했다. 해당 문제를 관리책임자에게 즉시 보고하자 일을 잠시 멈출 것을 지시했다. 몇 분 뒤 여려 명의 관리책임자가 사다리와 작업 도구를 들고 컨베이어 벨트로 와 수리를 시작했다.
 
20분 정도 지나자 수리는 끝났다. 컨베이어 벨트 위로 택배물품이 다시 내려왔다. 다행이었다. 안전하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관리책임자가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더라면 근로자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면서 별 탈 없이 사고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새벽 5시가 되자 관리책임자는 곧장 작업을 중단시키고 퇴근할 것을 요구했다.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하루 일당을 받았다. 12시간 일해서 11만8000원이었다. 돈을 받은 뒤 탈의실로 가서 작업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었다. 다소 힘들긴 했지만 위험한 일이라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눈에 불을 켜고 현장을 지켜보던 관리책임자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물류센터 건물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CJ대한통운 “안전보건, 임직원의 인적 피해로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이슈”
 
▲ CJ대한통운은 사업 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안전보건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SHE(Safety, Health, Environment)’를 표준화해 사업장 안전환경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금천구에 있는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외부 모습, 사업장 내부 모습, 위험물 부착물, 안전수칙 등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CJ대한통운도 안전경영시스템을 통합 관리·운영하며 안전보건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의 2019-2020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전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안전보건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SHE(Safety, Health, Environment)’를 표준화해 사업장 안전환경진단을 실시하는 중이다.
 
특히 안전보건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전국 사업장과 시설물의 안전 리스크 요인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연계해 주기적으로 전국 사업장을 점검한다. 또한 위험평가 지침서를 기반으로 사업장 활동에 잠재된 위험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해당 위험에 따른 영향 정도를 평가한 후 적절한 개선조치를 취한다.
 
근무 환경을 안전하게 개선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전기·소방·시설물 안전 개선 공사를 마쳤다. 또한 물류센터 내 유해·위험요인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설비 관리기준 가이드 수립·배포, 지게차 방호조치 개선, 보호구 구입·배포 등 다양한 개선 사항을 발굴해 작업자들의 안전을 제고하고 있다.
 
작업장 조도(照度) 개선, 누전차단기 및 접지, 화재감지기, 작업장 도크 등 기본적인 안전 인프라도 구축했다. 컨베이어를 대상으로 끼임점 방호덮개, 비상정지장치 등도 설치했다. 지게차와 작업자 간의 통로를 구분하고 법적 방호장치, 안전 가이드, 충전설비 등을 구축했고 사업장 내 안전모, 안전화, 조끼 등 장비·물품을 배포해 작업자의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 곳곳에 별도의 안전요원도 배치했다. 이에 따라 간선기사가 안전요원의 유도 신호에 따라 지정된 개폐장소로 이동해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분류작업에 인력을 확대해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있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메가Hub 곤지암, 대전Hub에 냉·난방 공조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줄곧 근무하고 있다는 김재성(가명)씨는 “1시간 정도 셔틀버스를 타고 물류센터에 도착하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혈압체크를 받는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근무가 불가능해 귀가 조치된다”며 “혈압을 체크한 뒤 해당 내용을 출력해 관리자에게 보여주면 신규 출근자들은 안전교육장으로 이동해 관리자들에게 산업재해 방지 교육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시간에 자주 발생하는 다양한 산업재해의 사례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설명한다. 이를테면 물건을 어떻게 들어야 허리가 안 다치고 헬멧은 어떻게 써야 안전한지, 다쳤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이다”며 “교육이 끝나면 원래 일했던 사람들은 흰색 안전모, 처음일 경우엔 노란색 안전모를 지급받아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시간 일하면 각 라인별로 돌아가며 10분 정도 쉴 수 있다. 원래 일했던 사람이든 처음 온 사람이든 공평하게 휴식시간을 보장 받는다”며 “처음 일하러 왔다고 해서 구박하거나 괴롭히는 부조리도 없다. 일이 힘드니 무조건 다 쉬게 하고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울 수 있고 휴식시간에 한해 휴대폰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안전 이슈는 기업 경영 프로세스 전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임직원의 인적 피해로 직결될 수 있으며 기업 평판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이슈다”며 “안전보건 규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사업자 자율 안전관리체계 구축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해 리스크 관리 실행력 가속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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