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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코로나 확진자 통계를 둘러싼 의혹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확진자 급증 시점이 정부 입장에서 민감한 이슈가 발생할 시기와 맞물리고 있어서다. 결과적으로도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되면서 현재 친문 세력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연기됐고 정부 역시 8·15 광복절 집회를 저지할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검사 수 조정은 불가능하다”고 했다가 “검사 수를 조정했다”고 하는 정부의 오락가락 입장은 의혹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가 코로나 통계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한편 해외에서 발생한 집단면역 가능성 사례의 국내 도입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영국, 싱가폴 등의 국가들처럼 코로나와의 공존을 선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일 코로나 확진자 통계, 검사건수 영향 크게 받는 편”
코로나 확진자는 지난달 7일부터 네 자릿수(1212명)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2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219명이었다. 3일 0시 기준(1202명)으로 확진자는 네 자릿수를 이어가 결국 누적 20만명을 돌파했다.
공교롭게도 확진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시점은 정부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직후혔다. 지난달 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백브리핑을 통해 “현재 검사 건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내일부터 환자가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루 확진자 수는 검사 건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통상 주말이나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대폭 줄면서 확진자가 감소하지만 주 중반부터는 검사 수가 늘게 돼 확진자도 증가하는 ‘주간 패턴’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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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검사 건수를 대폭 늘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사건수가 늘어나면 통계상의 확진자 숫자가 늘어나는 그동안의 사례를 근거로 한 주장이었다.
코로나 확진자 급증 이후 벌어진 상황은 의혹에 무게감을 더했다. 정부 입장에서 불리한 상황이 하나 둘 반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일례로 지난달 19일 민주당은 확진자 급증 등을 이유로 경선 일정을 10월까지 전격 연기했다. 현재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순위는 ‘반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와 관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난달 6일 검사수를 늘리기 때문에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중대본의 발언은 일종의 실토나 다름 없다”며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검사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검사 숫자를 갖고 (확진자 수를) 쥐었다 폈다 한 것이라고 실토한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8·15 집회를 앞둔 8월 초까지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은 바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측은 지난달 7일 정례브리핑에서 “방대본 분석에 따르면 현 (확진자 규모) 수준이 아마 7월까지, 또는 8월 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밝혔다.
“검사 건수 조정 불가능”→“가능”…정부 방역 불신키우는 정부 말 바꾸기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입장과 최근 중대본의 발표가 다른 점 역시 확진자 통계 조작 의혹에 근거를 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검사 건수를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중수본 주장과 달리 건수 확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대본 측은 검사건수 조절에 따른 확진자 통계 조작 의혹이 최초 불거져 나왔던 지난해 9월 정례브리핑에서 “검체 채취는 전국 선별진료소 621곳에서 실시되고 이 가운데 보건소 260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민간의료기관이다”며 “정부가 검사 건수를 임의로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정부가 시기별로 검사 건수를 임의로 조정하거나 그 결과를 조작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금도 선별진료소 중 민간의료기관이 상당수다. 보건복지부가 홈페이지에서 공개 중인 선별진료소 현황(2021년 8월 3일 15시 기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경우 3곳 중 2곳(삼성서울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이 민간 기관이다. 대부분의 지역이 보건소 1곳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민간기관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명한 소통 및 정보공개를 통해 각종 의혹 해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 모았다.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 논란을 예로 들며 “정부발(發) 기사를 보면 발열 등 경미한 증상은 단순 면역반응으로 소개하고 부작용 신고를 억제하려는 듯한 태도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발열 등도 부작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도 논란 소지가 있는 공격적인 검사, 무조건적인 방역 규제 대신 유연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같은 달 19일 영국이 사회적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모임 제한 등 방역 규제를 완전히 해제하자 오히려 확진자 수는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20일 4만5882명이었던 하루 확진자 수는 △21일 4만3492명 △22일 3만9318명 △23일 3만5857명 △24일 3만1433명 △25일 2만8985명으로 줄었다. 영국 정부의 전염병 자문관인 피터 오펜쇼 박사는 BBC 인터뷰에서 “조심스럽게 기뻐해도 된다고 본다.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중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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