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데일리 Talk]-인사가 만사다

고발 사주와 ‘반골의 상’

기사입력 2021-09-15 00:02:42

▲ 오주한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반골(反骨)의 상’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골격이 거꾸로 된 형상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 조직을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유래는 유비의 장수였던 위연이다.
 
정사 삼국지에 의하면 위연은 유비의 부곡(部曲‧사병)으로 시작해 장군의 반열에 오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누차 공을 세워 지위가 상승하던 그는 입촉(入蜀) 후 장비를 제치고 한중 방면 총사령관인 독한중(督漢中)에 발탁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파촉 땅은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시에서 “촉 땅으로 가는 건 하늘 오르는 것보다 힘들다”고 읊을 정도로 천혜의 요새였다. 우선 깎아지른 듯한 험준한 절벽 산맥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다. 중원에서는 오로지 한중 일대의 잔도(절벽에 만든 다리)를 지나 검각 등의 관문을 거쳐야만 진입할 수 있었다.
 
잔도는 병사들이 한두 줄로 서서 겨우 지날 수 있는 구조물이다. 더욱이 보급부대가 무거운 군량을 나르다가 무너지기 일쑤였다. 굶고 지친 상태에서 두터운 관문까지 버티고 있으니 위나라가 아무리 대군을 거느린다 해도 난공불락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훗날 독한중 왕평은 흥세전투에서 험준한 지세에 의지해 3만의 병력만으로 위나라 6만~10만 군사를 격퇴한다. 더 훗날 촉한을 무너뜨리는 위나라 장수 등애는 별동대를 이끌고 검각을 우회해 천 길 낭떠러지를 구르는 사생결단 끝에야 입촉할 수 있었다. “모든 건 검각에 달렸다”는 속담이 나올 정도로 중차대한 한중 방어를 맡았다는 점에서 위연이 촉한(蜀漢)에서 얼마나 신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연은 유비가 사망하고 제갈량이 실권자가 되면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기야말로 대장군감이라고 자평하던 그는 수차례의 북벌 과정에서 대놓고 하극상을 벌였다. 급기야 제갈량 사후에는 제3자에게 병권이 돌아가자 기어코 일을 저질렀다. 후퇴하는 본대에 앞서 휘하 병력을 이끌고 입촉한 뒤 잔도를 불태워 주력군을 적진에 고립시켜버린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군사를 보내 본대를 공격하기까지 했다. 빼도 박도 못할 배신이었다.
 
위연은 그런 주제에 후주(後主) 유선에게 “병권을 장악한 양의가 위나라와 내통하고 반란을 일으키려 하기에 내가 막고 있다”는 거짓 표문까지 올렸다. 그러나 정작 두 마음을 품은 건 그 자신이었다. 왕평이 사리를 들어 위연의 잘못을 조목조목 열거하자 위연 수하들은 그 길로 뿔뿔이 달아났다. 세력을 잃은 위연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중원행 길목인 한중이었다. 결국 위연은 최악의 경우 위나라에 투항할 각오까지 하면서 거사를 일으킨 것이었다.
 
위연의 최후는 비참했다. 그의 표문이 허위라고 판단한 조정은 왕평에게 명을 내려 위연을 막게 하는 한편 마대에게 추격토록 했다. 한중으로 도주한 위연 부자(父子)는 마대에게 붙잡혀 주살됐다. 나아가 그의 삼족도 모조리 멸족됐다. 위연의 사례는 인사(人事)의 달인이었던 유비의 몇 안 되는 실책으로 남고 있다.
 
근래 ‘고발 사주’ 의혹이 대선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 따르면 언론 제보자인 조성은 씨는 수차례 정당을 옮겨 다니다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했다. 당시 그는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게 부메랑이 된 모양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옛 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
 

 [오주한 기자 / sky_ohjuhan , jhoh@skyedaily.com]
  • 좋아요
    1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최초 원두커피 전문점 ‘쟈뎅 커피타운’을 전개했던 '윤영노' 쟈뎅 회장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구찬우
대방건설
윤영노
쟈뎅
황주호
경희대학교 공과대 원자력공학과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동정의 시선이 아닌 피해자로서 고아의 권리를 찾아주죠”
요보호아동 및 보육원 퇴소자 위한 인권사업 진...

미세먼지 (2021-09-24 22: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