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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의 톡톡 클래식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사랑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2-02 08:50:15

 
▲ 이지영 피아니스트·음악학박사
브람스, 14살 연상인 스승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
뜨거운 사랑 대신 따뜻한 사랑을 선택, 40년동안 신뢰
말년에 6개 피아노 소곡 작품번호 118 클라라에 헌정
2014년 방영됐던 드라마 ‘밀회’서 2번 인터메조 연주
진정한 사랑은 실천이지 대상에 빠짐이 아님을 보여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니다. 그것은 결의이고 판단이고 약속이다.’ ‘사랑의 기술’의 저자인 에리히 프롬(1900~1980)의 말이다. ‘사랑’이라는 명사 대신 ‘사랑한다’는 동사에서 볼 수 있듯 사랑은 시작보다 어떻게 지속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암시한다.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브람스는 그의 스승,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아내였던 클라라 슈만(1819~1896)을 사랑하게 된다. 20살이었던 브람스가 동경했던 작곡가 슈만을 찾아갔을 때 34살의 클라라 슈만을 만나게 된다. 20여년 전 20살이었던 슈만이 당시 유명한 음악선생 비크를 찾아갔을 때 그의 딸, 11살의 클라라를 만났던 것처럼. 슈만은 브람스를 처음 만난 날 그가 연주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작품번호 1번을 듣고 ‘천재가 나타났다’ 라고 일기에 남겨둘 정도로 음악가로서의 브람스를 인정한다.
 
“내 사랑하는 클라라! 매일 나는 당신을 생각하고 당신에게 수천 번 입맞춤을 보냅니다. 오늘 아침에도 당신에게서 편지가 오지 않으니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연주할 수 없고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이란 단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수식어를 사용해 당신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금기시 된 사랑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린다.
 
▲로베르트 슈만, 클라라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 ⓒ위키피디아
 
하지만 브람스의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클라라에 대한 사랑은 스승 슈만의 죽음 이후 오히려 내면화되었다. 슈만에 대한 클라라의 애정이 각별했던 것도 브람스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클라라와 인연을 맺어가기 위해서는 뜨거운 사랑 대신 따뜻한 사랑으로의 선택이 필요했다. 클라라도 14살 연하였던 브람스에게는 모성애적인 사랑이 먼저였을 것이다. 9살의 어린 클라라가 20살의 슈만을 처음 만났을 때와는 또 다른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브람스가 수염을 길게 기른 이유가 클라라 때문이라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슈만의 라인강 투신 자살 소동은 브람스가 슈만을 만나고 약 5개월 쯤 후 일어난 일이다. 브람스는 가까이서 클라라와 그의 아이들을 돌봐주었다. 그로부터 2년 후 슈만의 정신병은 극에 달했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다. 클라라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브람스는 정신적, 경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서로를 지켜주는 사이로 남는다. 클라라와 슈만의 16년간의 결혼 생활보다 길었던 그들의 40년간의 사랑과 우정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했다. 당대에 리스트(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만큼 알려졌던 유명한 연주자로서의 클라라는 브람스의 곡을 초연했다. 브람스는 자신의 곡을 출판해 생계를 벌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작곡가 중 하나였고 음악가, 음악 단체 등을 후원할 정도로 그의 작품은 잘 팔렸다.
 
72세의 클라라가 고별무대에서 연주한 작품은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었다. 끝까지 브람스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한 클라라가 77세로 세상을 떠났을 때 브람스는 ‘가장 아름다운 경험이었고 가장 위대한 가치였고 가장 고귀한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탄식했다.
 
▲ JTBC 드라마 <밀회>에서 유아인과 김희애가 함께 피아노 치는 장면 ⓒ밀회 캡처
 
브람스의 6개의 소곡 작품번호 118은 그의 말년에 작곡된 피아노곡이다. 클라라 슈만에게 헌정되었으며 소품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클라라에게 가장 먼저 보내서 그녀의 의견을 들었다. 2014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밀회’에서 작품번호 118 중 2번, 인터메조가 연주됐다. 드라마 ‘밀회’는 성공만을 보며 달려온 예술재단 실장(김희애 역)과 천재 피아니스트(유아인 역)와의 음악적 교감과 금지된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유아인이 연주회에서 앵콜을 받게 되면 브람스의 인터메조를 연주하고 이 곡은 김희애에게 보내는 음악 편지라고 얘기한다. 실제 앵콜 연주 장면에 이 얘기가 오버랩 되는 장면이다.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드라마작가일 가능성이 크다. 브람스의 클라라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한 듯한 이 곡을 넣은 걸 보면 말이다.
 
프롬이 생각하는 사랑은 실천이다. 브람스와 클라라의 사랑이 그러했다. 대상에 빠지는 것이 아닌 사랑을 하는 기술을 직접 배워가는 것. 진정한 사랑은 실천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에 빠져있는가? 사랑을 배우며 실천하고 있는가? 프롬의 말을 되새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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