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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란' 우려 속 김창룡 청장 ‘경찰국’ 신설 추진에 반대 입장 밝혀“경찰 독립 불변 가치”

행안부 청사 앞 1인 시위 예고에 집단반발 ‘우려’

경찰 “경찰청장 용퇴하라”… 박지원 “경찰은 정치적 중립해야”

기사입력 2022-06-16 16:05:47

▲ 지난달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경찰청,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주최로 열린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경찰의 전략과 방향 : 과학치안' 2022 공동 학술세미나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행정안전부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통해 경찰 통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경찰 조직 내부에서 일선 경찰들이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노골적인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란(警亂)우려 등 심상치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선 경찰들이 다음달 퇴임하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용퇴를 직접 언급하면서 1인시위에 나서는 것은 물론 집단 반발까지 예고하며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김창용 청장이 직접 통제 강화 논의에 대해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내부망 현장활력소전국의 경찰 동료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서한문을 게시하고 조만간 구체적 안이 발표되면 14만 경찰의 대표로서 여러분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청의 입장을 정확히 표명하고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추진에 일선 경찰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경찰 수뇌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경찰수장으로서의 원칙적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청장은 일부 내용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짐에 따라 동료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울분 또한 쌓여감을 잘 알고 있다라며 저는 경찰청장으로서 지난한 역사를 통해 경찰 동료·선배들이 지켜온 경찰법의 정신과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주어진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청장은 결코 직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경찰 비대화 우려와 관련한 경찰권의 분산·통제 논의에 언제라도 열린 마음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적이고 합당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경찰의 뜻과 의지를 확실히 개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지시로 꾸려진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는 최근까지 4차례 회의를 통해 행안부 산하 비직제 조직인 치안정책관실을 공식 조직으로 격상하는 안을 권고하기로 했다.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방향성이 정해진 것은 맞다면서 다음주쯤 공식 권고안을 확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경찰국 조직을 신설하면 1980년대까지 옛 내무부에 설치됐던 경찰국이 부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과 유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바 있다. 이 같은 일이 알려진 후 경찰 내부망에는 지역 직장 협의회 등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는 등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군사정권 시절 경찰국이 부활하는 것이라며, 집단 성명서까지 나왔을 정도다. 다만, 내주 행안부 자문위가 논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르면 정례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27일쯤 김 청장이 추가 입장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보인다. 
 
한편 충북 옥천과 경기도 구리, 경북경찰청 등 전국 곳곳에는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안부 경찰국 설치를 반대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부 현수막엔 근조표시도 달렸다. 경남에 이어 광주전남, 경기남부경찰청 직장협의회에서 잇따라 성명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방안은 권력에 대한 경찰의 종속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독재시대의 유물로 폐지된 치안본부로의 회귀라고 지적했다.
 
경찰 내부망에도 경찰청장이 용단을 내려 경찰국신설에 반대한다고 말하고 용퇴하라” “지휘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대신 나서겠다라며 1인 시위까지 불사하겠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방향성이 정해진 것은 맞다며, 다음주쯤 공식 권고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전날 내부망 소통활력소에는 ‘38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이목을 끌었다. 이 글에서 부산 지역의 한 경찰관은 청장님 잔여임기가 38일 남았는데 이 기간 행안부 경찰국 신설이 완성되면 치욕을 남긴 청장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용단해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다고 말하고 용퇴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경찰이 송어도 아니고 어찌 1980·1990년대 경찰로 회귀하라는 말입니까라는 글을 통해 큰 공감을 얻은 울산지역의 한 경찰관은 법률에 의한 행안위의 사무에도 없는 치안을 직제령으로 바꾸려는 것 자체가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 전날 라디오프로에서 경찰은 정치적 중립을 해야 하고 권력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한다경찰위원회 등 내부 제동 장치가 많이 돼 있는데 이걸 새삼스럽게 행안부에 경찰국을 만들어 권력이나 정부가 경찰업무를 구체적으로 지배하겠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퇴보된 생각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경찰 지휘부는 최근 치안정감과 치안감 인사를 둘러싸고도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은 개방직인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고 모두 물갈이된 가운데 행안부 경찰 통제에 대해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인사가 너무 기형적이고, 곧 있을 시도경찰청장 인사도 일절 상의 없이 이뤄질 분위기여서 우려가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장혜원 기자 / hyj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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