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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IT 업계 근무 전환 고민
‘재택 유지 vs 사무실 복귀’… 딜레마에 빠진 IT 기업들
카카오, 오피스 우선 근무로 복귀… 노조 가입률 50%대 육박
네이버, 기존 근무 방식 유지… 쿠팡, 조직장 재량으로 결정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 관련 기업 평가 긍정적… 재택근무 유지 부정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20 00:07:24
▲ 재택근무를 대면 근무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작 IT 업계가 재택 유지와 사무실 복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재택근무에서 대면 근무로 복귀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작 재택근무에 가장 적극적이던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출근을 종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더 확대하는 경우도 있다. 사무실 근무를 우선하는 회사 방침에 직원들이 반발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근무 형태에 IT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카카오·게임 업계 사무실 복귀… 네이버·우아한형제들 등은 재택 계속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 대면 접촉에 따른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근무 형태에 변화가 생겼다. 특히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지난해 10월 잡코리아 조사 결과에 따르면 IT·정보통신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55%가 유연근무제에 따라 근무하고 있어 전체 업종 중에 가장 높았다.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 중 72.3%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수그러지고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기 앞서서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IT 기업들도 완전 대면 근무 복귀는 아니더라도 사무실 출근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7월부터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범 운영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제로 카카오 직원들은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원한다면 100% 재택근무도 가능했다.
 
그러나 카카오는 올해 3월부터 근무 공간 차원에서 오피스 출근을 우선으로 하는 ‘오피스 퍼스트’로 방침을 변경했다. 조직·개인별로 원격근무가 더 효과적이거나 불가피한 상황인 경우 최소단위 조직장의 판단과 승인을 통해 원격 근무를 진행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오피스 근무가 우선이다. 카카오는 “전사 차원에서 오피스 근무가 원칙이지만 조직 내 협의에 따라 원격 근무 또한 가능하게 운영함으로써 오피스 근무와 원격 근무의 장점을 모두 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주요 IT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대면 근무를 두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네이버, 쿠팡, 카카오, 엔씨소프트 사옥. ⓒ스카이데일리
 
게임 업계 역시 재택근무보다는 대면 근무를 채택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실시하면서 신작 개발이 지연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게임사가 지난해 6월부터 대면 근무로 돌아섰고 올해에도 대면 근무를 이어갈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2023년 전면 출근 근무제를 확정했고 넥슨의 경우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최근 사내 타운홀미팅을 통해 출근 근무가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넷마블 역시 근무 제도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대면 근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대면 출근을 하돼 업무 특성에 맞게 조직장의 재량에 따라 재택근무를 실행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비대면 업무로도 가능한 개발 조직의 경우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식이다.
 
한편 2023년에도 재택근무 기조를 이어가는 IT 기업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27일 2023년 상반기 근무 방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 직원의 56%는 전면 원격 근무를 택했고 나머지 44%는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택했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2023년 상반기에도 전면 재택근무를 하게 된 셈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주1일 사무실 출근제를 확대해 올해부터 전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우아한 형제들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더 효율적인 장소에서 집중해서 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근무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시기에도 기업들은 대면 복귀 희망… 근로자 여론 엇갈려
 
재택근무가 확산되며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돼왔다. 관련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구인 구직 플랫폼 잡코리아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한 직장인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에서 응답자의 67.3%는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를 선택했다.
 
‘전면 출근제도’를 희망한 응답자는 16.6%였고 ‘전면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직장인은 16.1%로 거의 비슷한 비율이었다. ‘재택, 출근, 거점 오피스 출근 등 다양한 근무 형태가 직장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나’에 대한 질문에는 22.6%가 ‘매우 그렇다’고 응답했고 ‘대체로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51.5%였다.
 
구인·구직 플랫폼 인크루트가 재택근무 시 의사소통에 대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매우 수월했다’(11.3%) ‘대체로 수월했다’(48.9%)‘ 등 응답자의 약 60%가 오프라인보다 협업과 소통이 편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사람인이 기업 8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시 업무 효율에 대해서는 100점 만점에 ‘80점’이 25%로 가장 많았고 △70점(18.4%) △90점(13.4%) △100점(12.5%)가 뒤를 이어 대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아 끝난 후에 재택근무 방식을 유지할 계획인 기업은 15%에 그쳤다. 정보통신·IT 기업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지속적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으나 28.7%를 넘지 않았다. 대다수 기업이 재택근무의 효율에 만족하면서도 재택근무 지속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던 만큼 IT 기업들 역시 대면 근무로의 복귀를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17일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이 카카오의 근무 형태 변경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IT 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물었다. 재택근무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사무실 근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엇갈렸으나 재택근무를 더 선호하는 것은 비슷했다.
 
IT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백지훈(32·가명) 씨는 “출근을 아예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며 “재택 근무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것을 경험했는데 다시 매일 출근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 개발자 안정욱(25·가명) 씨는 “개발자라고 하면 집에 앉아서 코딩만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회의도 많이 하고 팀원들과 소통하고 논의할 일이 생긴다”며 “원격회의가 있다고 하지만 대면회의와 집중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고르라면 재택근무가 더 편하기는 하다”며 “정기적으로 사무실 출근을 하되 일주일에 2, 3일 정도는 재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면 근무 전환에 직원들이 반발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근무 형태를 변경하면서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가입률이 10%에서 50%까지 올랐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카카오 노조는 노조원이 증가한 것은 맞으나 그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단순히 재택근무 축소에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단순히 재택근무를 축소한다고 해서 반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카카오 크루(직원)들은 근무제도 변경이 너무 잦고 원칙이 없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근무제도 변경을 시행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했으며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카카오의 문화는 공개적인 토론과 참여인데 사측은 정례적인 미팅을 줄이고 크루들의 문의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근무인지 재택근무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근무제도 채택 과정에서 직원들을 납득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택근무를 실시한 지도 시간이 꽤 지났으니 그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 시기다”며 “재택근무로 성과가 안 좋았다면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일 근거가 되지만, 재택근무 때도 성과가 나왔는데 재택근무를 중단한다면 직원들이 반발하거나 이직 욕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형태를 바꾸려고 하면 인사팀에서 충분한 근거를 마련하고 직원들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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