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는 ‘속’ 근육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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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희의 자기돌봄 요가 에세이

쉽고 효과적인 괄약근 단련법으로 속 편하게

강윤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2-16 09:39:00

유튜브 등 온라인 세상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먹방’ 소식으로 넘쳐난다. 얼마나 맛있게, 많이 먹는지를 경쟁적으로 보여주며 입맛을 돋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구독’ ‘좋아요’ 가 다른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허나 아무리 음식 대잔치가 벌어져도 한편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걸핏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쓰린 사람, 트림이 자주 올라와 본의 아니게 주변에 민폐를 끼치게 되는 사람들에게 그렇다.

심한 경우엔 가슴 속이 불이 난 듯 뜨겁고 고춧가루를 뿌린 듯 쓰라려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1년 가까이 먹어도 자꾸 재발된다. 이와 같은 증상은 ‘역류성’ 위·식도 질환의 전형적인 징후다. 장기화되면 식도암의 위험을 높인다. 그야말로 ‘사람 잡는’ 이 증상을 예방 ·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다른 방법은 없을까?

역류성이란 위장에서 음식과 섞인 위산의 일부가 식도로 올라오는 현상이다. 위장 점막은 코팅이 되어 있어 피부를 녹일 만큼 강력한 위산에도 거뜬히 견뎌내지만 식도는 그렇지 못하다. 무방비 상태로 위산의 공격을 받게 되면 조직이 헐고 염증이 생기기 십상이다.

이 질환은 미국과 유럽 같은 서구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흔한 병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건강검진센터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1명 이상(12%)에서 역류성 질환이 발견되었다. 이제는 ‘국민병’이라고 불릴만하다.

이 질환은 양·한방을 통틀어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잦은 간식과 과식, 야식 습관에 과음과 흡연까지 더해지면 위·식도 괄약근이 시쳇말로 ‘폭망’하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그러잖아도 나이가 들어가며 괄약근들이 느슨해지는 과정에 있는데 나쁜 생활습관은 이를 가속화하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과 운동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운동의 종류와 관계없이 매주 2.9시간 이상 운동을 하는 것이 운동을 안 하거나 이보다 적게 하는 사람에 비해 역류성 식도염 위험도가 낮았다. 개선 효과는 운동 강도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달리기, 축구, 에어로빅 등 더 격렬하게 움직이는 고강도 운동을 할수록 역류성 식도염 발생 위험도가 낮아졌다.

운동을 강하게, 많이 하면 식도와 위 사이에서 밸브 역할을 하는 괄약근의 조이는 힘도 강해진다. 그러나 누구나 고강도 운동이나 파워풀한 요가 수련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체력 상태와 연령대를 불문하고 전 국민이 할 수 있는 속 근육 단련법이 필요한 시대다.

누워서 괄약근을 단련하는 운동법

수년 전 장·노년층 참가자들과 ‘속’ 근육을 단련할 때였다. 속근육이란 깊은 안쪽에 있는 코어근, 괄약근 등을 말하는데, 연령대를 고려하여 누워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한 분이 갑자기 반가운 목소리로 외쳤다. “아, 이거 해 본적 있어요. 개인 PT를 받을 때 배워서 연습했더니 역류성 식도염이 좋아졌어요.” 다른 참가자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크게 관심을 보였다. ‘속 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법은 매트에 등을 대고 누워서 무릎을 구부려 세운 자세를 취한다. 하체 자세를 편하게 잡고 손을 배 위에 얹는다. 몸 뒷면이 바닥에 닿는 부위를 느끼면서 심호흡을 3~5세트 정도 한 다음 운동을 시작한다.

이제 숨을 조금 빠르게 내쉬면서 배를 허리 쪽으로 당긴다. 허리를 바닥에 붙이기 위해서다. 짧게 숨을 마셨다가 다시 짧고 강하게 내쉴 때는 등 가운데 부분을 바닥에 좀 더 밀착시킨다. 들숨 때도 허리와 등이 바닥에 붙어있도록 유의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머리 뒷부분을 바닥으로 누른다. 이때 골반과 허리, 등과 머리 전체를 가능한 한 바닥에 붙인 상태로 10초간 유지한 다음 온 몸의 힘을 뺀다.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자세를 잡고 10초간 유지하기를 최소 10세트 반복한다.

이때 경추(목뼈)와 요추(허리뼈)의 C자 곡선이 무너져 일자목, 일자 허리, 디스크 문제가 있는 사람은 무릎 담요를 말아서 목과 허리 밑에 받쳐놓고 연습한다. 척추의 구조적인 변형이 있을 때는 목과 허리의 원래 모양을 살린 상태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2분 투자로 하루 2~3회 ‘몸 뒷면 바닥에 붙이기’를 꾸준히 해 보자. 은근히 몸 속의 힘이 잡히면서 조금씩 활력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생활습관에 별 문제가 없는 갱년기나 고령의 여성들 중에 기력이 떨어지면서 자주 체기가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 방광 괄약근이 약해서 요실금이 생긴 사람도 마찬가지다. 생명력의 지표가 되는 괄약근의 조이는 힘 기르기, 늦출수록 손실만 커진다.

강윤희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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