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수급 비상… 추석 과일 선물 ‘다품목 세트’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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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태풍 겹쳐 주요 과일 작황 망쳐
샤인 머스캣 섞은 혼합형 세트 물량 늘려
예년보다 알 작은 저가형 제품도 선보여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21 17:16:28

추석을 앞두고 장마와 폭염 영향으로 과일 선물세트에 쓰이는 과일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대체 산지를 발굴하는 한편 적은 과일로 저가형 선물세트를 개발하거나 이색 과일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10kg)의 평균 도매가는 18일 기준 9만7920원으로 전년 대비(6만6188원) 47.9%나 올랐다. 배는 올해 수확한 원황(15kg) 품종의 도매가가 5만5840원으로 전년 대비 20.2% 더 비쌌다.

소매가격도 올랐다. 참외 10개의 대형마트·전통시장 등 평균 소매가격은 2만9146원으로 1개월 전(1만6401원)보다 77.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3649원)과 비교해도 20% 이상 높은 가격이다.

참외 외에도 대부분의 과일 가격이 평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 포도 1kg 가격이 1만1980원으로 평년(6689원)보다 73.9% 올랐다. 복숭아도 10개 기준 평년에는 1만8263원이었지만 18일에는 2만6956원까지 47.6% 상승했다. 이 밖에 △토마토(44.9%) △방울토마토(44.8%) △수박(40.0%) △멜론(34.3%) △사과(21.1%) 등도 평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최근 과일 가격 상승은 올여름 폭염에 장마 기간 폭우와 태풍까지 겹치면서 과일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과일 주산지인 경상도 지역의 낙과 피해가 컸다. 여기에 개화기 저온으로 착과 수가 줄고 생장기 서리·우박 피해 등으로 전반적인 작황도 부진한 상태여서 공급 문제를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올해 사과 생산량은 작년보다 18.7%, 배는 21.8%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유통업계는 수급 안정화에 힘을 쓰고 있다.

먼저 이마트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전라도 쪽 사과 물량을 발 빠르게 확보하고 나섰다.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는 이색 과일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샤인머스캣이 포함된 혼합 세트 물량은 지난해보다 26%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는 사과와 배 작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부자재 비용을 줄이거나 기존보다 알이 작은 원물을 활용한 저가형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30% 확대했다. 여기에 사과와 배 단일 상품보다 샤인머스캣이나 멜론 등을 섞은 혼합 선물세트 구성도 늘렸다.

정부도 지난달부터 대형마트와 농협 등이 참여하는 ‘과수 수급관리 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하며 과일 수급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을 중심으로 성수기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지원과 유통업체별 행사를 연계해 할인율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개화기 저온 피해와 장마철 폭우에 태풍까지 겹치면서 사과나 배 등 전통적인 추석 대표 과일 가격이 평년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 과일 물가 안정을 위해 대체 산지를 발굴하고 트렌드성 혼합 선물세트 물량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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