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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용진이형, 지금 야구가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7 00:02:40
▲ 양준규 산업부 기자
22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을 방문했다. 정 부회장은 허구연 KBO 총재와 만나 SSG 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발생한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야구 경기 판정 문제로 구단주가 직접 KBO 사무국을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편 20일에는 신세계 그룹이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발표했다. ‘정용진의 남자’라고 불렸던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가 물러났고 그 자리에 한채양 대표가 내정됐다. 이 외에도 신세계 그룹 대표이사의 40%가 교체되며 역대급 인사 개편이 이뤄졌다.
 
이에 더해 이번 인사 개편에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전까지 신세계그룹은 이 회장이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정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에게 그룹 경영의 상당 부분을 맡긴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신세계그룹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이마트 매출은 14조4064억 원으로 전년 동기(14조1508억 원)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 손실 39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신세계 역시 상반기 매출 3조1393억 원·영업이익 301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14.0% 감소했다. 기업의 실적이 하락하고 대대적인 인사 개편이 이뤄지고 나서 며칠 뒤에 그룹 오너가 프로야구 경기 판정에 대해 직접 항의하는 것은 꽤 특이한 행보다.
 
정 부회장은 이전부터 야구광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야구단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야구팬들은 구단에 애정도 많고 투자도 적극적인 구단주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직도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 선수를 보면서 속이 쓰린 입장에서는 저런 구단주가 있다는 것이 많이 부럽다.
 
그러나 그룹의 사업과 구성원들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정 부회장이 나타나야 할 곳이 야구장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룹의 미래를 위한 대책을 강구하거나 이번 인사이동으로 불안해 하고 있을 직원들을 먼저 찾아갔다면 더 좋아 보였을 것이다. 물론 정 부회장이 남들에게 보이지 않게 그룹을 위해 힘쓰고 있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
 
정 부회장과 야구 이야기를 했으니 SNS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정 부회장은 이전부터 SNS를 통한 소통에 적극적이었으며 야구단 인수 후에는 특히 화제가 됐다. 기업인이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좋지만 SNS 셀럽으로 인지도를 쌓아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SNS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거친 발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기도 했으며 정치적 발언 등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번 판정 항의에서도 SNS에 ‘승리를 빼꼈다(뺏겼다)’라는 글을 작성해 맞춤법 문제로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구단주가 항의하라는 댓글에 ‘했다’라는 답글을 단 것도 확인됐다. 보는 맛은 있지만 불필요한 이슈를 자꾸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정 부회장은 SNS 활동을 통해 ‘용진이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SSG 랜더스 선수들에게 ‘용진이형 상’을 시상한 것을 보니 본인도 그 별명을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그러니 실례를 무릅쓰고 편하게 한마디 하겠다.
 
"용진이형! 진짜 부럽고 멋지게 보이기는 하는데 지금 이럴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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