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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정보당국자 줄 잇는 증언… “5·18은 北 주도 침략 명백”
[단독: 5·18 진실 찾기⑲] “軍, 김일성 ‘광주 침투’ 지령문 확인”
사태 이후 입수… 귀순자 합동신문 보고서 작성
YS·DJ 정부 증거 전량 폐기… 역사의 진실 묻혀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18 00:05:05
▲ 1980년 5월22일자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위)에 계엄사령관의 협상 객체인 시민그룹에 ‘김대중 추종자들(Associates of Kim Dae Jung)’이 섞여 있다고 기술돼 있다. 전라도의 ‘내란(insurrection)’이 계엄사령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군이 정전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반란(rebellion)’을 잠재우기 위해선 무력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도 CIA가 보고(오른쪽 아래)했다. CIA 보고서 캡처
 
북한이 사전 계획하고 주도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확인한 1980년 5·18 당시 미리 남침을 준비한 상태에서 간첩을 남파시킨 김일성 북한 주석의 지령문을 우리 군 정보당국이 5·18 이후에 입수해 진위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군은 또 5·18 직전 해안방어 상태를 점검할 목적으로 적으로 가장한 특전사 1개 대대를 호남 해안에 분대 단위로 분산해 모의침투시켰으며 모두 상륙하는 데 성공한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전라남북도 해안선이 모두 뚫릴 정도로 해안경계 상태가 허술했다는 방증이다. 
 
익명을 요구한 예비역 장성급 전직 군 정보당국자 A씨는 최근까지 스카이데일리와 여러 차례에 걸친 통화에서 이같이 증언하고 “김일성 지령문을 직접 접했고 투항자와 귀순자에 대한 안전기획부와 정보사의 합신(합동신문)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정보 출처를 밝혔다. 안기부는 현재 국가정보원이고 정보사는 국군정보사령부를 말한다. 투항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귀순 시점은 1980년~1994년이다. 
 
육군에서 40년 복무하며 30년 가까이 북한정보통으로 일한 예비역 장성 A씨는 5·18은 북한이 주도한 침략 행위임을 확인했다군과 안기부에 기록이 있었지만 YS(김영삼)와 DJ(김대중)정부가 증거들을 전량 폐기하면서 역사의 진실이 점차 묻히게 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남한 봉기가 최소 4개 도(道)로 확산되면 남침하려고 계획했으며 소요사태를 일으키려고 공비들을 침투시켰다. 이는 중앙정보국(CIA) 소속의 주한미국대사관 정보관을 지내는 등 미 정보기관에서 40년간 잔뼈가 굵은 마이클 리(90) 조지워싱턴대 박사의 증언과 일치한다. <본지 10월11일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⑱] “5·18은 北이 민중 봉기로 조작한 대남공작” 보도 참조> 
 
A씨는 “육·해상 침투가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은 5·18 때 광주에 분명히 내려왔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5·18 당시는 아니었고, 그때보다 지난 다음에 북한에서 귀순한 주요 인사들이 정보사나 안기부 이런 데서 합동신문 과정에서 5·18 당시에 남침 준비를 이미 한 사실을 진술했고 김일성 지령문을 직접 입수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회 혼란이 극대화됐으면 그때 전방에서 남침했을 텐데 광주에서 (계엄군이) 조기 진압하는 바람에 북한이 남침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북한의 개입 정보를 최초 지득했던 시점에 대해 1980년 5월 이후부터 1995년까지 꾸준히 정보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육군본부 정보참모부에 과장(대령급)으로 들어가서 3년 근무한 뒤 장군이 됐고 정보처장 3년·정보참모부 차장 1년 등 7년을 육군본부에서 일했다. 
 
정보를 얻을 무렵 합동참모본부 정보국은 정보본부로 승격했다. 본부장 휘하에는 북한정보부와 기획보안부가 있었다. 기획보안부는 해외 무관을 통제하던 부서였고, 북한정보부는 대북 첩보 입수가 주업무였다고 한다. 그는 기획보안부장과 북한정보부장으로 2년씩 근무했으며 정보병과 장교로서 대북첩보 수집 업무를 10년 이상 한 상태에서 광주에 갔다. 당시 대령 진급 예정자였다. 
 
▲ 우리 군은 5·18 직전 해안방어 상태를 점검할 목적으로 적으로 가장한 특전사 1개 대대를 호남 해안에 분대 단위로 분산해 모의침투시켰으며 모두 상륙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북도 해안선이 모두 뚫릴 정도로 해안경계 상태가 허술했다는 방증이다. 민간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민진사·위원장 정성홍) 소속 위원들은 이달 9일 5·18 당시 간첩선 출몰이 잦았고 공비가 침투했다는 첩보를 군당국이 입수한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 백바위를 답사했다. @스카이데일리
 
4개 로 봉기 확산 땐 남침… 김일성 ‘주도면밀’ 계획 
 
“침투 없었다는 주장 사실무근… 은 분명 광주 왔다” 
적 가상한 모의침투 했더니 전남 해안경계 모두 뚫려 
사망자 다수가 시위대 카빈총 뒤에서 맞은 흔적 뚜렷 
 
A씨는 “지역 교육사령부 창설 명령을 받고 준비 책임자로 내려갔다가 5·18이 터지면서 광주에 급파됐다”며 “헬기를 타고 선무방송을 하며 시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귀가할 것을 권유하는 방송을 하고 유인물을 뿌리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적을 가상한 모의침투 훈련에서 해안경계망이 모두 뚫렸다고 증언했다. A씨는 “창설 요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광주에 가서 있는데 윤모 장군이 전라남북도 해안이 좀 위험하니까 한 번 점검을 해 봐야 되겠다고 말해 특전사 출신들에게 사복을 입혀 저녁마다 전북 해안선 끝에서부터 전남 해안선 끝까지 밤 12시~이튿날 1시 사이에 1개 분대씩을 침투시켜 보니까 밤중에 다 잠자고 있었다”며 “단 한 군데도 방어에 성공 못 하고 다 뚫렸다”고 했다. 
 
그래서 보고한 뒤 상부 지시로 연대장급 이하 부대 책임자들을 모아 놓고 다음 날 강의하는 식으로 전라남북도의 모든 해안을 대상으로 모의 침투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해안 침투가 가능했다”며 “전라남북도는 섬이 많은 다도해 지역이고 섬에 모선 하나를 정박시켜두고 고무보트로 들어오면 다 뚫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언은 본지 보도와 일치한다. 정보병과에서 근무했던 또 다른 제보자는 당시 육군본부가 5월15일 전남 신안 앞바다를 통해 북한 공작조가 침투한 첩보를 예하부대에 전파했다고 증언했다. <본지 8월30일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⑫] “北 공작조 개입”… 軍 ‘사전 첩보’ 있었다 보도 참조> 
 
A씨는 “객관적으로 미 CIA도 인정했다. 북한군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북한에서 내려온 거물급 탈북자와 간첩들도 다 얘기를 했고, 5·18 때 북한에서 광주에 내려왔다가 탈북한 사람도 있는데 정부가 딱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클 리 박사도 동일하게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취재에선 한·미 정보당국이 이 사실을 공유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북정보통으로 일한 예비역 군 정보당국자의 증언으로 한·미 간에 정보공유가 있었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A씨의 발언은 9일 통화 도중 나왔다. 대면 인터뷰를 거듭 고사했기 때문에 여러 차례에 나누어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나온 발언이다. 9일 통화 시점엔 CIA에서 일한 마이클 리 박사의 인터뷰가 성사되기 전이었다. 따라서 A씨는 본지 보도를 보고 발언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통합병원에서 태극기가 덮인 시신을 보고 사병을 시켜 점검을 해 보라고 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우리한테 총을 맞은 사람은 총을 앞에서 M16으로 맞아야 되지만 카빈총으로 맞은 사람은 뒤에서 맞고 총구가 들어가고 빠져나간 흔적도 다르다”며 “100구가 넘은 시신인데 20 몇 구만 M16으로 맞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폭동을 주도하던 사람들이 시민을 등 뒤에서 쏴서 희생자를 많이 늘려야만 전두환 세력에 대한 국민적 저항감을 더 크게 확대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을 확대시키려고 이놈들이 일부러 희생자를 늘렸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본지 9월20일자 [단독: 5·18 진실 찾기⑮] 임신부 최미애 씨 쏜 건 軍 아닌 괴한들 보도 참조>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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